[죽여 마땅한 사람들] by. 피터 스완슨
솔직히 난 살인이 사람들 말처럼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보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본문 중)
깡 마른 몸매에 붉은 머리와 초록 빛깔 눈동자를 지닌, 신비로운 분위기의 소유자 주인공 릴리. 그녀는 자신의 독특한 외형처럼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도덕관념을 지닌 채 살아간다. 그녀의 비밀스러운 도덕관념이란 바로 죽여 마땅한 사람(생명)이 존재하며, 그러한 생명은 제거해야 한다고 믿는 것.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공항에서 대학 시절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자친구의 불륜 상대인 미란다라는 여성의 남편을 만나게 되는데, 그 순간, 그녀 안에 숨어있던 뒤틀린 도덕관념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당신 안에도 존재할지 모를, 죽여 마땅한 사람들.
책을 읽다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주인공 릴리의 완전 범죄를 응원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살인을 응원하는 것일까?
물론 마음속으로만 살인을 동조하는 것과, 실제로 살인을 하는 것의 차이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겠으나,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모래성과 같은 자신의 도덕관념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중세 시대에 멀쩡한 여성들을 마녀라 칭하며 그들의 화형식을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진행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처럼, 사람의 도덕관념이란 상황에 따라, 대세에 따라, 서사에 따라 너무나 쉽게 휘청일 수 있다는 생각에 무력해진다.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엔 숨겨 놓았을지 모를, 죽여 마땅한 사람들. 어쩌면 그저 재밌게 읽고 넘길 수도 있는 스토리 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을 따라 실시간 변화하는 자신의 심리상태를 빼곡히 느끼며 마음이 너무나 무거워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