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내가 이르러야 할 곳은 없음(無)을 아는 것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무한 편)] by. 채사장

by 북구리








당신이 내면의 바다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혹등고래가 되길 바란다. (본문 중)












지대넓얕 시리즈의 최종인, 이번 무한 편은 크게 3단계(실천/지혜/삶)로 구분되어 있으며, 이전 시리즈에서 다루었던 지식들을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1) 실천파트

실천 파트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개인적인 신념 및 가치관과, 현대인들 사이에 만연하게 퍼진 유물론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는 오직 자신만이 볼 수 있는 ‘내면’의 실체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면의 실체를 깨닫기 위해서는 외적인 모든 소란에서 벗어나 침묵에 이르러야 하며,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명상을 꼽는다. 이를 통해 ‘모든 것’ 이전에 우리에게 이미 배경처럼 존재했던 ‘고요와 평온’의 실체를 느낄 수 있고, 이 침묵과 고요 자체가 우리의 ‘본질’ 임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2) 지혜파트

지혜의 파트에서는 ‘의식’을 분석한다. 의식이란, 명상을 통해 자신의 본질(침묵, 고요)을 보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다시 ‘보는 자(=자신)’와 ‘보는 자가 보는 세계(=의식이 일으키는 세계)’로 나뉜다. 하지만 둘은 분리되지 않으며,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의식이 우리의 본질뿐만 아니라 실제로 체험하는 세계를 모두 관조함과 동시에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의식이 곧 자신이자 세계임을 깨달아야 함을 주장한다(범아일여).


3) 삶 파트

삶의 파트에서는 깨달음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한다. 앞선 파트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자신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의 ‘의식’이 만들어낸 환영에 지나지 않다는 무력감, 혹은 허무주의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부작용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비록 우리의 실체가 무형의 의식이라 할지라도, 현재라는 시간 속에 영원히 존재할 ‘내면의 여행자’ 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는 의식으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기에, 때마다 맞이할 현실 세계에 대하여 여유를 갖고 탐미하며 충실하게 살아야 함을 주장한다.







돌고 돌아 내가 이르러야 할 곳은 없음(無)을 아는 것.



이번 무한 편은 유독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유익하고 알찼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우리는 실체가 없는, 텅 비어있는 ‘의식’이며, 의식은 늘 ‘현재’에만 존재하기에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영원할 수 있다는 말에 위로를 얻었다.


실체가 없다는 말은 가끔 두렵다.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등을 토닥이거나 힘차게 껴안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슬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식은 늘 세상을 바탕으로 발현되기에 두려워할 것이 없다. 우리는 영원히 존재함과 동시에 다시 한번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실체가 없으니 그 어떠한 것으로부터 공격당할 수 없다. 우리는 그 누구도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그래서 그 누구도 감히 해할 수 없는 ‘각자의 텅 비어있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프고 상처받는 것은 의식에서 벗어나 육체로만 존재하기 때문임을 잊지 않고, 언제든 텅 비어있는, 실체가 없는 의식으로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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