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은 어디에 있나요?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 by. 앤 그리핀

by 북구리








세이디, 거기 있어? 준비됐어? 나야 모리스. 나 이제 집에 가도 될까? (본문 중)











아이리시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앤 그리핀 작가의 화려한 데뷔작! 이 소설은 호텔 바에 앉아 술 한잔, 한잔에 사랑했던 사람을 기리는 84세 모리스 씨의 독백을 통해 그의 인생을 서술한다. 후반부에 이를수록 베일에 감춰있던 그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며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고, 그의 투박한 말투 속에 숨겨진 삶의 짙은 회한과, 상실, 여운을 통해 인생에 대한 짙은 회상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내가 속하고 싶은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인데 그 사람은 거기 없었다는 거야.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나도 알고 있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면 소소한 잡담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내가 설사 그런 사람이었다 해도 사실 난 새로운 삶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 전까지는 아무도, 정말 아무도 상실을 몰라. 뼈에 달라붙고, 손톱 밑으로 파고드는 마음 깊이 우러나는 사랑은 긴 세월에 걸쳐 다져진 흙처럼 꿈쩍도 안 한다. 그런데 사랑이 사라지면… 누가 억지로 뜯어간 것 같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낸 채 빌어먹을 고급 카펫에 피를 뚝뚝 흘리며 서있는 거야. 반은 살아있고 반은 죽은 채로, 한 발을 무덤에 넣은 채로 말이다.






당신의 집은 어디에 있나요?


모리스의 마지막 대사가 너무나도 강렬하게 마음에 남는다. ‘세이디, 거기 있어? 준비됐어? 나야 모리스. 나 이제 집에 가도 될까?’ 여기서 세이디는 사별한 그의 부인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그는 누구보다 좋은 집에 살았지만, 그는 그러한 곳에서도 마음 놓지 못하고 그녀를 찾았다.


우리는 각자의 ‘집’에서 산다. 누구는 아파트에, 누구는 반지하에, 누구는 원룸에…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진정한 집은 물리적인 거주지에 국한되지 않음을 깨닫는다. 어쩌면 진정한 집이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모든 공간이 아닐까…


만약 지금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당신은 평생 거주할, 완전한 집에 살고 있는 셈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 그 집에 충분히 거하고, 충분히 서로 사랑하고, 충분히 다듬어주자. 그 집이 상하고 닳지 않도록, 평생 함께할 집을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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