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엔 목적이 없다.

[편의점 인간] by. 무라타 사야카

by 북구리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본문 중)











가만 보면 인생에는 정해진 경로가 있는 것만 같다. 학업, 입시, 졸업, 취직, 결혼, 출산이 그러하다. 이 경로는 너무나 견고해서, 각 단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가 된 것 마냥 불안해지곤 한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살다 가는 것이 인생일까?




<편의점 인간>은 18년 동안 편의점에 근무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깃든 소설로, 우리가 ‘정상적인 삶’이라고 여기는 사회적 기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모두가 취직하고 결혼하며 출산하는 나이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의 삶과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삶의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주인공 후루쿠라는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며 생계를 이어 간다. 20대엔 별 문제가 없었으나,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언제 취직할 거냐’, ‘언제 연애하고 결혼할 거냐’라고 물으며, 모두들 후루쿠라가 ‘보통의 사람’이 될 것을 독려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고, 왜 그것들을 해내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해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에 새로 입사한 시라하라는 남성을 만나게 되고, 본인과 같이 세상에 제대로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그를 보며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우발적인 계기로 그와 동거를 시작하게 되면서, 철옹성 같던 그녀의 삶에 큰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탄생엔 목적이 없다.


남의 이야기 같지만은 않은 이 소설을 보며,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관심을 가장한 연애와 결혼, 출산에 대한 집요한 물음들. 누군가를 낙오자로 지명함으로써 안도감과 우월감을 느끼려는 눈길들. 모두 나도 심심치 않게 겪어 본 일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궁금했다. 왜 20대엔 연애와 졸업을 해야 하고, 30대엔 취직과 결혼, 그리고 출산을 해야 하는 걸까.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게 인생이고, 인간은 그 퀘스트를 깨기 위해 태어난 걸까.


그 누구도 자신의 의지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그저’ 세상에 던져졌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태어남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


사람이 다 제각각이듯, 살아가는 인생의 방식도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소설 속 주인공처럼 기존의 경로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엔 정답이 없으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고. 우리는 무언가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니,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갈 뿐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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