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 by. 이승우
진정으로 살지 않는 자가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참으로 사랑하지 않는 자가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다. (본문 중)
<사랑의 생애>는 소설 속 인물들의 연애를 통해 사랑을 면밀하게 파고든다. 단순한 서사 속에서 사랑을 대하는 주인공들의 순간적인 느낌, 감정, 사색 등을 집요하게 파헤치며, 마치 사랑에 대한 하나의 철학서를 읽은 듯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주인공 형배는 몇 년 전 자신을 짝사랑했던 선희를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뒤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선희는 이미 영석과 연애를 하고 있다. 사람들과 유의미한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는 영석은 사랑 앞에서 서툴기만 하고, 이로 인해 선희와 엇나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형배를 마주하면서 선희와 영석의 관계는 극단으로 치닫게 되고, 형배는 그 두 사람을 보며 다시 한번 사랑이란 무엇인지, 어떠한 행위인지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게 된다.
사랑은 삶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글을 쓰며 그림을 그린다. 끊임없는 질문과 해답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이 책은 분명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을 정의하지 않는다. 소설 속 바람둥이 준호가 끝 사랑을 만난 듯했지만, 또다시 다른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처럼. 평생 외톨이였던 영석이 사랑을 시작하게 되지만,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처럼. 결국 살아온 대로 행해질 뿐, 사랑엔 답이 없다.
책을 덮으며 혹시 사랑은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철칙을 세우게 된다. 고립된 자는 의심을, 허영된 자는 자만을, 공감하는 자는 연민을 하듯, 사랑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러므로 사랑은 ‘아는 것’이 아닌, ‘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오며 겪은 모든 경험들과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사랑이 되는 것이다. 그 어떤 것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 알기 이전에 행함이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이 알고 싶다면, 삶을 되돌아보자. 사랑을 앞서 존재하는 것이 삶이며, 이것이 사랑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사랑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