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일까

[철학 vs 철학] by. 강신주

by 북구리







유한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사실 무한한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세계에는 너무나 많은 새로운 생명체들이 끝없이 탄생하고, 그만큼 너무나 새로운 관계들이 출몰하기 때문이다. (본문 중)











‘사랑이란 무엇일까. 타자란 누구인가.’ 살다 보면 우리는 형이상학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철학 vs 철학>은 이러한 물음을 다양한 철학적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의 견해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여타 이론 중심의 철학책과 달리 마치 한 권의 에세이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특히 서양과 동양 철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폭넓은 사상은, 현대인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깊은 식견과 통찰을 제공한다.






타인은 지옥일까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타인이란 무엇일까.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만큼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은 타인을 둘러싼 공통된 견해를 이어간다.


흔히 타인이라 하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떠올린다. 내가 아닌 이는 미지의 대상이다. 바로 이 점에서 타인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알 수 없음은 불안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인은 말 그대로 지옥일까.


이 책에서 타인은 창조자다.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열게 만드는 창구의 역할을 한다. 물론 낯선 세상이기에 위험성은 늘 존재한다. 그래서 타인의 타자성은 가끔은 목숨을 건 모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타인이다. 그 유한한 존재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들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또 강한 존재다. 그 위태로움을 감수하고 타인을 향한 모험을 행하기 때문이다.


마냥 차갑기만 한 세상과 타인에 지쳤다면 떠올려 보자. 나 또한 타인임을.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강인한 존재라는 사실을. 나아가 타인을 통해야만 자신만의 세상이 깨지고 새로운 세상이 창조될 수 있다는 사실을. 타인은 지옥이며, 동시에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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