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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문학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사이클 법칙'

by 어투독

하워드 막스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립자이며, 그가 보내는 ‘하워드막스의 메모’라는 메일은 버핏이 즐겨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부실채권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는데 그것은 그가 자본시장의 사이클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막스의 대표 저서는 ‘투자에 대한 생각’이지만 오늘은 그보다 좀 더 깊이 그의 생각들 들여다볼 수 있는 ‘투자와 마켓 사이클 법칙’의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다수와 다른, 그러나 정확한 예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예측을 할 때, 소수의 사람들만이 맞는 예측을 하며 그 소수 안에 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막스 자신도 이를 어렵게 느낀다고 솔직히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막스는 그 비결이 '사이클에 대한 이해'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사이클에 대한 지식이 약간만 있어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사이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먼저 막스는 투자란 '미래에 대비해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포지셔닝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그는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절대 미래를 안다고 확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사이클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사이클은 일정한 기준선, 즉 장기추세나 평균을 중심으로 진동합니다. 이 가운데 선은 일반적으로 적절하고 옳은 상태로 간주됩니다. 반면, 사이클의 극단적인 지점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결국 다시 되돌아가야 할 지점으로 인식됩니다. 예를 들어, 사이클이 고점이나 저점에 도달했을 때, 다시 중간을 향해 되돌아가는 것이 합리적인 움직임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평균으로의 회귀'라고도 부르는데, 이 과정은 매우 자연스럽지만, 평균에 머무르는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막스는 이 과정을 시계추의 움직임에 비유합니다. 시계추가 중간 지점을 가장 잘 설명하는 평균으로 삼을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중간에 머무르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투자와 경기의 사이클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한 저점이나 고점은 비정상적이고, 평균은 합리적이지만, 주가는 대체로 평균을 지나쳐 비싸거나 지나치게 싼 쪽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이클의 움직임이 양쪽 극단을 오가며 에너지를 축적한다는 것입니다. 시계추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힘은 이전에 왼쪽으로 움직였을 때 만들어진 것이며, 왼쪽으로의 힘 역시 이전의 오른쪽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즉, 투자 사이클에서 저점으로 향하는 힘은 이전의 고점에서의 움직임에서 비롯되며, 그 저점은 다시 다음 사이클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합니다. 사이클이 극단을 향해 움직일 때마다 에너지가 저장되고, 그 에너지가 다음 극단으로 움직이는 데 사용됩니다.

2007년 당시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는 주택 구매를 장려했고, 대출 기관들은 대출 기준을 낮추며 위험한 대출을 계속해서 승인했습니다. 미디어는 리스크가 없다는 기사를 쏟아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의심 없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했습니다. 사이클의 고점에서 나타난 이 현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위험 회피 성향이 과도하게 부족해졌다.' 사람들은 위험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모두가 상황이 영원히 좋을 것이라 믿었던 것입니다. 위험 회피 성향이 부족해지는 이 과정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전망이 긍정적이다.’ ‘기업이익이 증가하고 전망치를 뛰어넘는다. ‘

‘좋은 뉴스만 나온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

‘주식시장이 상승한다.’ ‘주식가격이 내재가치보다 오른다. 신용도가 높아진다. ‘

‘돈을 빌리기 쉽다.’ ‘채무불이행이 거의 없다.’‘

‘모두가 상황이 영원히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투자자들은 손실 가능성은 무시하고 기회를 놓치는 것만 걱정한다.’

‘가격은 신고점에 도달한다. 미디어들은 신고가를 축하한다.’

‘주식 보유자는 자신의 똑똑함에 감탄한다. ‘

‘방관자들은 후회하며, 항복하고 매수에 동참한다.’

‘기대수익률이 낮거나 마이너스이다.‘

‘리스크가 높다.’ 

‘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친 것보다 손실을 걱정해야 한다.‘

여기서 마지막 단계에 주목해야 합니다. ‘최대로 완화된 신용 가용성’, ‘최고 수준의 가격’, ‘최소의 잠재 수익률’, ‘최대 리스크’는 동시에 이루어지며 대게 매수의 마지막에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때 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손실을 걱정해야 합니다. 이 순간이 바로 사이클의 고점입니다. 사이클의 고점으로 향하는 움직임은 그 자체로 반대로 움직일 힘을 축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시계 추가 반대로 움직일 시간입니다. 시계 추는 평균을 향해 돌아가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시계 추가 중간에 머무르지 않듯이 심리 사이클도 투자자들은 가운데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다시 2008년으로 가보죠.

2008년 금융 위기에서, 과도한 위험 수용은 결국 부도와 주택 압류, 시장의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이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은 극도로 과해졌으며, 이는 또 다른 사이클의 저점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공포에 빠졌고, 자산을 팔아치우며 손실을 고정시켰습니다. 이 현상을 말하자면 '위험회피 성향이 지나쳤다'입니다. 이런 현상들은 한마디로 투자자들을 아주 겁먹게 했습니다. ‘위험회피’ 성향이 과해지는 과정을 보죠.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

‘전망이 부정적이다.’

‘기업이익이 감소한다.

‘나쁜 뉴스가 나온다.’

‘주식시장이 하락한다.’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

‘주식 가격이 내재가치 보다 낮아진다.’

‘신용시장이 경색되고 채무 불이행이 급증한다.’

‘모두 상황이 영원히 안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칠 가능성은 무시하고 손실만 걱정한다.‘

‘시장이 신저점에 도달한다.’

‘투자자들은 침체되고 공황에 빠진다.’

‘주식 보유자들은 스스로를 바보라고 생각한다.’

‘매수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의 똑똑함을 인정받는다.’

‘포기하고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사람들이 하락을 심화시킨다.’

‘잠재 수익률이 엄청나게 높다.

‘리스크가 낮다.’

‘투자자들은 돈을 잃을 위험은 잊고 기회를 놓치는 것만 걱정해야 한다.’

마켓 사이클의 고점과는 반대로 '마지막 낙관주의자가 패배를 인정할 때', ‘심리의 최저점’, ‘신용 경색’, ‘최저가격’, ‘최대의 잠재 수익률’, ‘최소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험회피 성향이 과도하게 부족했다가 과도하게 많아지는 한 사이클을 봤습니다. 2007년에서 2008년으로 이어지는 이 과정들을 한 문장으로 말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은 탐욕스러웠다가 공포에 빠졌다.’

탐욕과 공포는 사이클의 고점과 저점에서 보이는 가장 명백한 특징입니다. 탐욕의 끝자락에서 막스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기대수익률이 낮거나 마이너스이다. 리스크가 높다. 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손실을 걱정해야 한다.” 반대로 공포의 끝자락에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잠재 수익률이 엄청나게 높다. 리스크가 낮다. 투자자들은 돈을 잃을 위험은 잊고 기회를 놓치는 것만 걱정해야 한다.” 막스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겁니다. ‘지나친 위험 수용’은 ‘위험’을 만들고, ‘과도한 위험 회피’는 ‘기회’를 만듭니다. 이것은 가장 신중해야 할 때는 기꺼이 매수하고 가장 공격적이어야 할 때 매수를 꺼린다는 뜻이기도 하죠. 뛰어난 투자자들은 바로 이런 사실을 알고 대중과 반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훌륭한 투자는 단지 좋은 자산을 매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래 조건이 좋을 때’, ‘자산 가격이 낮을 때’, ‘잠재 수익률이 높을 때’, ‘리스크가 적을 때’ 이루어집니다. 이런 투자는 사이클이 위축되어 있을 때 이루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투자 리스크가 가장 많을 때는 언제일까요? ‘투자 리스크’는 ‘사람을 도취시키는 투자환경으로 인해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졌을 때’ 발생합니다. 그러면 언제 이 가격에 도달할까요? 시장에 위험회피와 경계심이 사라지고 위험 수용과 낙관주의가 시장을 지배할 때입니다. 이런 상태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적입니다. 막스는 아래의 문장이 최고의 투자 지혜이며 사이클의 중요성을 담은 놀라운 정수라고 말합니다.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사이클 법칙을 이해한다고 해도 현실 투자에서 적용하려고 하면 애매할 때가 많을 겁니다. '도대체 언제가 사이클의 고점이고 저점이냐?' 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세밀한 구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미친 것처럼 과도한 행동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알아보기만 하면 됩니다. 미지근한 물은 판단하기 힘들지만 아주 차갑거나, 아주 뜨거운 물은 금방 또 누구나 분별 가능한 것처럼 말이죠. 물에 손을 담가보십시오. 뜨거운가요? 차가운가요?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사람들은 탐욕적인가요? 아니면 공포감에 빠져 있나요?, 사람들은 비관적인가요? 낙관적인가요? 막스는 ‘투자에 대한 생각’에서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투자자들이 낙관적인가 비관적인가?’
‘미디어에 나오는 전문가들이 시장에 뛰어들라고 하는가, 피하라고 하는가?’
‘증권 상품과 펀드 개설은 부자가 될 기회로 여겨지는가, 잠재적 위험으로 인식되는가?’
‘신용 사이클이 자본을 이용을 쉽게 만드는가 불가능하게 하는가?’
‘역사적으로 볼 때 주가수익비율이 높은가, 낮은가?’

매일 이런 과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상황이 매우 중요한 극단에서는 이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마치기 전 한 가지를 더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실제로 매수와 매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사이클 법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이클의 바닥에서 즉 공포와 비관론, 침체감이 만연할 때 매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 ‘추세가 하락세이고 그것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 바닥에 도달했다는 것을 확신하기도 전에 왜 매수해야 하는가’ 하는 거죠. 하지만 막스와 오크트리는 바닥을 기다려서 매수를 시작한다는 생각에 매우 반대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먼저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대량으로 매수를 하기 위해선 대량의 매도가 나오는 하락기간에 매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매수를 위해 바닥을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사야 할까요? 막스의 답은 간단합니다.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죠. ‘가격이 계속 떨어진다면 어떻게 하나? ‘ 막스는 더 사라고 합니다. 왜냐면 지금이 훨씬 싼 가격이기 때문이죠. 이런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내재가치를 평가할 줄 알아야 하며, 인내에 필요한 용기입니다. 떨어지면 더 사라니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시 잠깐 2008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만약 제가 2008년에 100달러를 미국 시장에 투자했다면 그해에 29% 손해를 보고 71달러만 남았더라도, 2009년까지 기다렸다면 45%의 수익을 얻어 최종 잔고는 103달러가 되어 순이익을 남겼을 겁니다. 포지션을 계속 들고 있기만 했다면 손실을 대부분 만회했을 거라는 뜻이죠. 하지만 겁에 질린 투자자들은 하락 후 시장에서 탈출했고 이후에 이어진 사이클의 반등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끔찍한 일이 바닥에서 팔아 영구적인 손실로 만드는 겁니다. 사이클의 하락과 상승, 그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하락의 과정에서 내재가치보다 낮다고 판단해서 매수를 시작했는데 현금을 다 소비했는데도 시장이 계속 빠진다면 공포감에 휩싸일 겁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시장이 공포감에 빠져있다면 이것은 기회입니다. 사이클이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틀 때까지 인내하십시오.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지만, 그 흐름은 반복된다." 극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이클의 발생도 결코 끝나지 않을 겁니다. 경제와 시장은 과거에 한 번도 일직선으로 움직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사이클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자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https://youtu.be/_FDzG-wRAoM?si=civ5pFqYgb_7bN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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