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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문학

개미투자자 뼈 때리는 버핏스승의 조언

필립 피셔가 15배 오르는 주식을 찾는 방법.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리'

by 어투독

오늘은 필립 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가지고 왔습니다. 워런 버핏의 스승이라고 할만한 인물이 두 명 있습니다. 한 명이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이고 다른 한 명이 바로 필립 피셔입니다. 버핏은 자신의 80%는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20%는 필립 피셔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필립 피셔의 투자기법인 ‘사실 수집’은 버핏이 자주 언급하기도 했죠. 또 그는 현재 월가에서 활동 중인 켄 피셔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그런 필립 피셔의 대표적인 저서가 바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입니다.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피셔가 이 책을 집필한 시기는 1958년이라는 점입니다. 고전을 읽을 땐 항상 시대적 차이를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 심지어 피셔가 활동하던 시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좋은 기업을 좋은 시기에 투자하라.’

이 책의 결론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죠. 이것을 다시 세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가?
2. 이런 좋은 기업은 어떻게 찾는가?
3. 찾았다면 언제 매수할 것인가?
4. 매수했다면 언제 팔 것인가?


먼저 좋은 기업이란 어떤 기업인가? 피셔는 15가지 체크포인트를 제안합니다.

1) 향후 매출이 증가할 수 있는 기업인가?

2) 경영진은 매출 증가를 위한 신제품 개발에 의지가 있는가?

3) 연구개발팀의 규모는 적당한가?

4) 영업조직이 훌륭한가?

5) 영업이익률은 훌륭한가?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7) 노사 관계는 좋은가?

8) 임원들 간의 관계는 좋은가?

9) 경영진은 두터운가?

10) 회계 능력이 좋은가?

11) 경쟁자에 비해 특별한 사업 부문이 있는가?

12) 이익을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는가?

13)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계획이 있는가?

14) 경영진은 투자자와 소통이 잘 되는가?

15) 경영진은 진실한가?

이 중에서 피셔는 15번째 포인트 ‘경영진은 진실한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15가지 포인트에서 한두 개가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나머지에서 훌륭한 점수를 받는다면 투자하기에 좋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15번째 포인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이런 기업만큼은 나머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투자해선 안됩니다. 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는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키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도 말이죠. 이 같은 권력남용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주식회사의 경영자가 주주들에 대한 의무감이 결여되어 있다면 절대로 투자해선 안됩니다.

앞서 말한 15가지 포인트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좋은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각각의 항목에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경영진이 진실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필립 피셔는 ‘사실 수집’ 방법을 사용합니다. 사실 수집은 말 그대로 사실들을 수집하는 겁니다. 조사하는 기업의 기술 전문가, 산업 전문가, 투자 전문가, 경쟁사 직원, 고객, 유통 거래처, 퇴사한 직원 등에게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의 정보들을 모으는 겁니다. 그리고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면 마지막으로 해당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는 겁니다. 경영진을 마지막에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수집을 충분히 한 상태에서 경영진을 만나야 핵심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죠. 경영진을 만나보고 걱정했던 부분마저 해소됐다면 이제 투자를 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 언제 사야 할까요?

여기에 대한 답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올바른 기업에서 순이익이 의미 있는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이 같은 순이익 증가가 아직 주식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이 될 겁니다. 바로 이때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죠. 더 간단하게 말하면 ‘훌륭한 기업이 단기적인 악재로 인해 주가가 빠져있을 때’가 투자 기회입니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성장주라면 조금 높은 가격에 사더라도 인내심만 있다면 좋은 수익을 올릴 겁니다. 하지만 낮은 가격에 산다면 더 많이 살 수 있고,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언제 팔아야 할까요?

일단 기본 원칙은 한번 투자한 주식을 매도할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겁니다. 피셔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매수할 때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매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실수를 했을 때’입니다. 15가지 포인트의 점수를 잘못 줬을 때이죠. 경영진이 진실한 줄 알았으나 사실을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을 때가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나의 판단이 틀렸을 때는 손실이 얼마가 되었든 즉시 팔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상황이 변했을 때입니다. 투자 당시에는 진실한 경영진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죠. 경영자가 바뀌었을 수도 있고 그대로이지만 마음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경우에도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마지막은 더 좋은 투자 대상이 나타난 경우입니다. 내가 투자한 위대한 기업은 연 1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새로 발견한 기업이 똑같이 위대하면서도 연 20%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기존 주식을 매도하고 새로 발견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낫습니다. 잘못 봤을 때, 변했을 때, 더 좋은 것이 나타났을 때 우리는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매도하는 게 현명합니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vs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이 책은 존 보글의 ‘모든 주식 소유해라’의 정반대 쪽에 위치한 책입니다. 보글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기보다는 건초더미를 통째로 보유하라고 했죠. 반면에 필립 피셔는 위대한 소수의 기업을 찾아 투자하라고 합니다. 보글은 바늘 찾기는 매우 어려워 시간이 부족한 개인이 하기엔 어렵고 더군다나 바늘을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하죠. 피셔는 바늘 찾기는 당연히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합니다.. 당연하다는 것이 피셔의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바늘을 찾을 경우 극단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피셔가 말하는 위대한 기업이란 10~20년간 보유해도 문제없는 기업이기에 일단 찾기만 한다면 오랜 기간 투자할 수 있어서 해볼 만하다는 겁니다. 소파에 앉아 증권사의 무료 리포트를 읽으면서 쉽게 위대한 기업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비합리적인 것이죠. ‘인내심’과 ‘기업에 대한 선천적인 관심’이 있는 사람이 유리할 겁니다. 만약 개인투자자로서 그런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어렵다면, 모든 구루들이 입 모아 추천하는 인덱스 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인 존 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를 읽고 나서도 주식을 선별해서 투자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겁니다. 사실 모든 투자서들이 그렇습니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를 보고 읽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맨 처음에도 말했듯이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모든 시대에 맞는 공식이란 없습니다. 추천하는 방법은 15가지 포인트를 현시대에 맞게 바꿔보는 겁니다. 고전을 읽을 땐 책에서 제시하는 공식보단 근본적인 원칙과 방법론에 집중해야 합니다. 보글과 피셔,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업과 기술에 관심이 있고 자신의 시간을 쏟을 수 있는 투자자라면 필립 피셔처럼 위대한 기업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대중화된 시대도 없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많다는 것이 때로는 좋지 않을 때도 있지만 위대한 기업을 찾고자 하는 투자자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겁니다. 피셔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본적인 원칙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자 했다. 어떤 종류의 주식을 매수하고, 언제 매수해야 하며, 또 기업이 성공적인 사업체로서 성격을 유지하는 한 절대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인내심이 없거나 자기 단련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https://youtu.be/zbnMzbKOSLk?si=0Q60C0_p1js9mgX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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