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 바이블 2021'
오늘의 책은 워런 버핏 바이브 2021입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버핏의 주주서한과 주주총회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데요. 이 책은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한 지식을 담고 있습니다. 딱 주제를 선정하기 힘들다는 거죠. 그래서 책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주제로 몇 가지 키워드를 뽑아봤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유보이익입니다. 버핏은 재화가 나오는 자산을 좋아합니다. 어떻게 것이든 산출물이 나와야 자산이라는 거죠. 그래서 금이 아니라 주식 농지, 부동산 같은 자산을 좋아합니다. 농지에선 농산물이 나오고, 부동산에선 임대수익이 나옵니다. 그리고 주식에선 현금, 즉 유보이익이 남습니다. 유보이익은 사업을 하고 비용을 차감하고도 남은 돈이죠.
기업은 유보이익을 다시 재투자해서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을 할 수도 있습니다. 3가지 방법 모두 유보이익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자체사업에 재투자해서 성장을 하는 겁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비용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유보이익이 온전히 주주의 이익으로 돌아오죠. 물론 성장을 지속한다는 전제하에서 입니다. 자사주를 매입해도 주주의 몫이 늘어납니다만 성장을 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재투자해도 성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자사의 주가 수준이 너무 높아 자사주 매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배당을 할 수도 있겠죠. 배당을 가장 마지막에 고려하는 이유는 배당에는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회사에 100의 유보이익이 발생하는데 이 금액을 전부 재투자해서 10%의 이익을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A 회사의 성장률이 10%라고 가정한다면 회사는 유보이익을 다른 곳에 사용하지 말고 온전히 재투자를 해서 10%의 성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좋겠죠. 내년에도 똑같은 성장을 보인다면 유보이익은 늘어날 겁니다. 배당은 어떨까요? 배당을 받은 주주가 이 돈으로 똑같이 10%의 이익을 내려고 할 때 우선 배당 소득세가 차감됩니다. 10%라고 가정해 보죠. 주주의 손에는 90만 들어옵니다. 주주는 90에 대해서라도 10%의 이익을 얻고 싶어서 10%의 성장이 확실시되는 B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합니다. 그런데 거래세가 붙습니다. 1%라고 가정해 보죠. 배당을 통해서 재투자한다면 가정한 11%만큼의 세금이 빠져나갑니다. 결국 100의 유보이익을 회사가 자체적으로 재투자해서 10%의 성장을 하면 어떠한 비용도 없이 온전히 수익을 챙겨 갈 수 있지만 배당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이것이 버핏의 버크셔가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버크셔는 많은 자회사, 보험사로부터 나오는 유보이익을 재투자해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익은 온전히 주주의 몫으로 돌아가죠. 버크셔는 유보이익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본효율이 좋은 곳이죠. 멍거는 버크셔를 '합리적 의사결정의 전당'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 유보이익이 주식이 다른 금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에 비해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기업은 유기체로서 스스로 유보이익을 재투자해서 성장합니다. 주주가 신경을 안 쓰더라도 말이죠. (물론 한국은 유보이익을 이렇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금은 유보이익 자체가 나오질 않고 부동산이나 농장 같은 자산은 보유자가 스스로 농지를 추가 매입하는 등 자본 투자를 해야 되죠. 유보이익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스노우볼(복리)의 핵심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능력 범위'입니다. 버핏과 멍거가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단어죠. 버핏은 장기적으로는 능력 범위를 늘리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잘 알 수 있는 것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말이죠. 그러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 능력 범위를 늘리려고 노력하면서도, 내 능력 범위의 지름이 얼마나 되는지도 현실적으로 파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밖으로는 절대 나가는 일이 없죠. 좁은 영역에 대해서 나마 남들보다 더 많이 파악하고 있다면, 매우 유리한 게임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 범위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문제는 내가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발생합니다. 멍거는 똑똑한 사람이 남들보다 예측을 더 잘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멍청한 사람들 만큼도 예측을 못합니다. 워런과 나는 매우 조심스러워서 이런 착각에 좀처럼 빠지지 않습니다. "
세 번째로 꼽은 키워드는 '월가에 대한 비판'입니다. 버핏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월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 경고를 했습니다. 월가의 핵심 역량은 투자가 아니라 판매라고 했었죠. 그리고 그들이 인덱스 펀드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돈이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뼈 때리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버핏은 이런 예를 들었습니다. "S&P 500의 기업이 나열된 판자에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서 종목을 선택하나. 월가의 훌륭한 조력자가 추천해 주는 종목을 선택 하나 장기적으로 보면 양호한 수익을 얻을 것입니다 주식투자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포지티브 섬 게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원숭이는 땅콩만 줘도 다트를 던지지만 월가의 조력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자의 '비용'이 월가의 '수익'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마지막으로 꼽은 키워드는 '낙관론'입니다. 버핏이 S&P 500 인덱스 펀드를 사라고 하는 이유. 원숭이가 종목을 선택해도 양호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미국 자본시장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장기적 낙관론 덕분입니다. 자본주의는 스스로 혁신적 파괴를 하며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냅니다. 미국 기업들도 꾸준히 창의력을 발휘해 생산성을 높입니다. 버핏은 다양한 미국 기업들의 일부를 사서 계속 보유하기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회계 공부를 할 필요도 없었고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도 없었죠. 상승 종목을 가려낼 필요도 없었고 매수 매도 시점을 선택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난관을 극복하면서 성장하고 미국이 계속 발전한다고 믿기만 하면 됐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미국 경의 미래를 확신했고, 쿠바 미사일 위기에도 확신했으며, 9.11 테러와 금융위기 역시 미국을 막을 수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와 똑같은 문제는 아니었고 이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어려운 문제에도 대처했고 미국에서는 항상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입니다. 여러분이 태어날 시점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분은 남자가 될지 여자가 될지 모르고, 지능이 높을지 낮을지도 모르며, 특별한 재능을 타고날지 결함을 안고 태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선택하는 시점은 1720년도, 1820년도, 1920년도 아닐 것입니다. 바로 오늘 미국을 선택할 겁니다. 1789년 미국 독립 이후 사람들은 미국으로 오고 싶어 했습니다. 지난 231년 동안 미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는 말입니다. 미국은 대단히 젊은 나라입니다. 찰리와 나 그레그 에이블의 나이를 더하면 미국의 나이보다 많습니다. 그 정도로 미국은 젊은 나라입니다. 이 짧은 기간이 미국이 이룬 기적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미국에 대한 장기적 낙관론이 전제된다면 투자자들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낮은 가격에 사기만 하면 됩니다. 위기가 와도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기에 위기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말하면, 버핏이 위기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미국에 대한 장기적 낙관론 덕분입니다. 만약 누군가 미국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그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에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이때까지 누구도 그런 배팅에 성공한 적은 없다고 버핏은 말합니다.
항상 느끼지만 버핏에게는 정말 배울 것이 많습니다. 비단 투자에서뿐만 아니라 인생을 대하는 태도 같은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말이죠. 오늘은 다루지 않았지만 '만족지연'이나'인지 편향', 또 '이사회에 대한 생각'도 인상 깊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