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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May 04. 2022

그 많던 엽서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초등학교 겨울방학 즈음엔 반짝이 풀을 사용해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꾸미고는 크리스마스실을 붙여 친구들에게 보내곤 했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도 카드며 엽서며 하물며 수업시간에 보내던 쪽지도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의 중요한 도구였다. 오늘은 그냥 심심해서. 오늘은 친구가 그냥 생각나서. 오늘은 서운해서. 오늘은 즐거운 일이 있어서. 그렇게 편지도 쓰고 엽서도 쓰고 때로는 쪽지도 쓰고 그랬었다.


그러던 편지가 엽서가 이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메일도 업무용 외에는 보내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에도 예쁜 카드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변하고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이상스레 카드와 편지지는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나도 그렇게 더 이상 카드와 편지를 쓰지 않게 되었다. 하물며 이메일도.


시부모님은 아이의 생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로는 부활절에도 카드를 보내주신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카드를 사주시는지. 작년엔 네 번째 생일이니까 4가 쓰여있는 스파이더맨 카드를 올해 부활절엔 Easter  Bunny(부활절 토끼)가 그려진 카드를 보내주셨다. 나도 예외 없다. 마흔 먹은 며느리에게 마흔이지만 영원한 소녀같이 살라며 카드를  보내주셨다.

나도 남들에게 특별한 카드를 보내고 싶어서 우리 아이에게 색다른 생일카드를 주고 싶었지만 맘처럼 쉽게 찾아낼 수없었다. 숫자가 쓰여있는 카드도 없었다. 남편에게 외출한 김에 카드를 좀 사 오라 얘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생일카드를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어. 예쁜 것도 없고. 한국에선 카드를 잘 안 쓰는 거야?”


이었다.


“그러게 나 어릴 땐 많이 썼는데 요즘 통 안 보이네. 문자랑 이메일 때문일까?”


카드지만 내용도 거창할  없다. 부활절이니까  부활절! 크리스마스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는 카드를 빼곡히 채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만 내가 받아온 카드는  내용이 없었다. 그냥 고마워서. 그냥 생각나서.


점점 엽서 편지 카드를 안 쓰게 되니까

카드나 편지지 산업이 발전이 안되고

그러니까 디자인이 예쁜 게 나오지 않고

그러니까 편지를 안 쓰고


닭이 먼저 이은 지

달걀이 먼저인지.


어릴 적 썼던 그 많던 카드는 어디로 간 걸까?

엽서는?

편지는?


결국 아이 생일 축하 카드는  색칠공부를 프린트하여 색을 입히고 만드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마음 전달하는 거엔 선물보다 훨씬 좋은데 그 많던 엽서와 카드들은 모조리 어디로 시라 진 걸까? 예쁜 엽서를 많이 보고 싶다. 그리고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선물로 가 아닌 글로 그리고 예쁜 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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