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편의 별명은 워터 베이비
물 만난 고기가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수영을 좋아하고 또 잘한다.
제주도 발리 바다 한가운데서 수영하고
보드를 사용하지 않는 바디 서핑이라는 게 있는 줄은
남편을 보고 알게 되었다.
뉴질랜드 시댁은 걸어서 삼분 거리에 비치가 있다. 수영복을 입고 걸어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 남자가 자란 환경. 아파트와 빌라 생활에 지긋지긋했던 이 남자는 주택을 사고 기어이 원하던 작은 수영장을 마련했다.
여과기가 필요한 대형 수영장은 와이프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한(우리 아이는 하나지만 동네에는 또래 꾸러기 남자아이 넷) 차 양광이 달린 귀여운 수영장. 펌프를 이용해 공기를 불어넣고 물을 채우니 꽤나 근사한 수영장이 되었다. 해가 짧아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매일같이 수영장에 앉아 즐기고 아이들이 올 때면 뜰채로 나뭇가지와 방아깨비를 들어 올린다. 어른들에겐 작은 수영장이지만 아이들은 태평양이라도 되는 듯 다이빙을 하고 수영을 한다. 푸아 푸아 서로 물을 먹고 먹이고 소리를 지르지만 누구 하나 우는 소리하는 아이들이 없다.
물에 들어가는 순간 아이들은 심심하단 소리를 안 한다. 물장구치고 물싸움하고 입술이 퍼레져서 나오래도 안 나온가. 결국 몇 번을 다그치고 나오기 싫어 그제야 뾰로통한 입을 해서야 나온다. 그것도 아쉬웠는지 또 들어가면 안 돼? 하다 울고는 수영장이 닫힌다.
매미 우는 소리 새들 지저귀는 소리는 BGM이 따로 필요 없다.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진다. 장난감이 필요 없다. 뭐 이리 물 하나에 이리 좋을까 싶다.
해가 짧아진다. 하지만 오늘도 남편과 아이는 여름의 끝자락을 잡은 채 수영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