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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Dec 18. 2022

겨울 주택 살만한가요?

뽀드득.

눈이 왔다.


아찔하다.

눈 덮인 차를 치울 생각에.


부럽다.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에 사는 그들.


한참을 눈을 치우고 차 안에 들어가 유리창에 서린 얼음이 녹기를 기다린다. 남편이 와이퍼를 사용하지 말라했건만 성미 급한 나는 와이퍼 최고속도로 눈 녹기를 기다린다. 도로에 다다르자 눈송이 하나 안 묻은 뽀송한 그런 차들이 내 눈에는 이리도 럭셔리 해 보일 수 없다.  


14도.

우리 집 온도다.

손이 시리고 발도 코도 시리다.


주택에서 두 번째 겨울이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옆집 윗집 온기에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따뜻한 아파트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이보다 온도가 낮아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발열내의. 슬리퍼. 샤워가운. 우리 집 식구들은 집 안에서도 무장하고 있다. 도시가스가 아닌  LPG. 우리 집은 가스비를 아끼려 모든 것을 동원한다. 전기난로. 전기장판. 춥게 사는 게 건강에 좋다며? 우리는 헛웃음을 짓는다.


눈이 또 왔다.

대설이다.


아이와 장보고 집에 가는데

집에 갈 수 있겠지? 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눈썰매 준비를 하고 있단다. 나는 운전. 아이는 운다. 얼른 썰매를 타야 한단다. 나더러 너무 천천히 운전한다는 것이다. 그전까지는 좋았잖아 아들… 캐럴도 부르고 그랬잖아 우리… 발을 동동. 나도 안타깝다. 이십 분이면 가는 거리를 벌써 한 시간째. 다행히 집에 도착하고 아이는 남편이 준비한 장비를 장착하고 곧장 언덕행이다. 아들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볼이 빨개지도록 밖에서 논다.


몇 가구 살지 않는 이 동네. 적막감이 돌법하지만 아이들 소리에 시끌벅적하다. 언덕에서 내려와 마시는 별미. 아이들은 핫초코 어른들은 눈 밑에 숨겨둔 맥주. 20대들의 얼죽아가 부럽지 않다. 추워도 좋다. 어렸을 때 배웠지 않았는가?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그 뚜렷한 사계절 마음껏 즐길 것이다. 비록 한겨울 동장군에 추워서 온몸이 오그라 들어 궁색해 보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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