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딩누크 Nov 26. 2021

별 헤는 밤

너는 거기 그대로였을텐데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내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았던 그날 밤을


중학교 때 극기훈련이라는 게 있었다. 뭘 훈련했는지 힘들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극기 훈련지인 휴양림에서 하늘을 올려 보았을 때 정말 하늘을 빼곡히 채웠던 그 많은 별들. 정말 내 머리 위로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할 만큼의 별들은 이십 년 지나도록 내 머릿속 한편에 남아있다.


그 후에 그만큼의 많은 별을 본건 시댁에 가사다. 청정국으로 소문난 남편나라의 그날 밤을 잊을 수 없다. 집에서 파티를 하고 나는 와인 한두 잔을 마시고 남편 그리고 제부와 함께 친지를 배웅하러 나갔는데 하늘 위 별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나는 중학교 때 바라본 그 별들을 기억하며 이번에는 정말 내 눈에 내 가슴에 더 깊숙하게 박아놓으리라는 심정으로 그만 바닥에 누워 별을 바라보았다. 술김에 혹은 그래 여긴 맨발로 걸어 다니는 깨끗한 동네니까 라는 생각으로 누워 별을 감상했다.


이후 도시에 살며 불빛 그러니까 자연의 달빛과 별빛이 아닌 전등의 빛공해로 가득한 하늘만 쳐다봐왔었다. 간혹 별 대여섯 개가 반짝이면 와 정말 오늘 하늘 맑다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오늘 나는 내가 살 고 있는 이 동네는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내가 소리 내어 셀 수 없는 수의 별이 하늘에서 나를 반겼으니 말이다.

먼지처럼 보이는 별들

그리고 눈을 떼지 않고 쳐다보았더니 점점 보이는 별이 더 많아지는 게 아니겠는가.


마치 내게 이리 속삭이는 것 같았다.


우린 여기 이 자리에 있었을 뿐

보지 못한 것은 너였을 뿐

그저 구름에 가려

거짓의 빛에 가려

나를 드러내지 못했을 뿐

하지만 나 여기 있었지

항상  자리에 















오늘은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동료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생겼다. 표현 서투른 나지만 오늘은 꼭 얘기하고 싶었다. 마음이나마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고. 너의 사랑하는 친구와 동료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겠지만 나도 여기 있다고




매거진의 이전글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앞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