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이웃 이름도 몰랐던 아파트 생활
“집 보러 오신 거예요? 여기 살기 좋아요~”
두 남자와 이사 온 집을 처음 보고 난 후
나는 혼자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주차를 하고 이리저리 기웃대는 나와 눈이 마주친
지금은 이웃이 된 점잖은 남자분은 정원에 물을 주시고 계셨다.
난 그분께 목례를 했다.
“집 보러 오셨어요?”
“네… 살기 괜찮으세요?”
“공기 좋고 이웃도 좋고 좋아요~!”
이웃분은 나에게 밝게 인사하셨다.
아마도 그분에 대한 기억이 우리의 결심을 더욱 강하게 했던 것 같다. 우리는 이사 오고 난 후 이웃에 떡 대신 롤케이크를 돌렸다. 어릴 적 이사를 하면 꼭 떡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는 결혼하고 이사를 이곳저곳 다녔건만 떡을 돌려본 적이 없다. 다섯 집 정도 그렇게 인사를 하고 나선 나는 내가 만났던 수많은 이웃들과의 대화보다 훨씬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반려견 이름은 무엇인지
이웃의 딸이 어느 나라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지
전원주택 삶이 무엇인지
근처의 학교 이름이 무언지 등등
그리고 같이 인사할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더 많아졌다.
반려견 포실이가 우리 집 마당에 갑자기 들어온다던가
정원에서 공놀이 하다가 윗집 꼬마들을 만나거나
쓰레기를 버리다가 쓰레기장을 홀로 청소하는 이웃을 만나 함께 정리하거나
아파트에선 한 번도 경험할 수 없었던
단절되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이곳에 와서 다시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