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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Jan 20. 2022

전원주택 동네 탐색

좋은 집을 발견하기 위한 필수코스

우리 식구는 거의 통창이 있는 거실이나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기에 시선이 항상 밖을 향해있다.

밖에선 우리가 잘 안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바깥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는 그런 집이다.


워낙 인적 드문 곳이라 차가 나타나면 온동네 개들이 짓기 시작하는데 낯선차량의 십중팔구는 천천히 운전하고 창문을 내리기도 한다.

남편과 나는 깔깔 웃으며

“우리도 많이 해봤는데” 얘기한다.


나와 남편은 오랫동안 주택들을 보아왔다  


맘에 드는 주택단지는 너무 가격이 높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헛헛한 마음에 ‘기’라도 받자며 주택단지를 배회한 적도 있다. 그 ‘기’라는 것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  우리는 맘에 드는 주택단지의 바로 맞은편 빌라에 잠시 살기도 했다. 당시 우리는 우리 집 뷰가 최고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우리는 저 멋진 집들이 보이지만 저들은 우리 집 빌라가 보일 텐데ㅎㅎ!” 하며 말이다.


동네를 탐색하는 것 자체도 즐거웠다.

어떤 디자인이 예쁘네 어떤 디자인은 별로네. 이건 박공지붕이고 이 지붕은 무엇이고.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이 조금씩 생기면서 보는 눈이 높아져 갔다. 이건 철근콘크리트 이건… 목구조?


다른 지역도 보고 하며 눈을 높이는 동안 몇몇 주택단지는 입구부터 막아 우리와 같은 타인을 경계하는 곳들도 있었다. 그럴 때면 마치 높이 쌓아 놓은 성벽을 바라보는 어린아이가 된 심정이었다. 올려다보지 못할 동네인 건가? 하지만 이해는 되었다. 우리 같은 사람이 많으면 성가실 터.

image pixabay

사실 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리 동네 탐색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주변에 원주민들과 많이 부딪힐 수 있는 동네인지

주변 유해시설이 있지는 않은지

청소는 잘 되어있는지

회사와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마트가 근처에 있는지 등


결국 알게 되는 것도 있다.

모든 걸 갖춘 집은 없다는 것을

갖췄다 하더라도 예산과 맞지 않다거나

예산에 맞는 집은 내 스타일이 아니거나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것

주택에 살기 위해 수년간 다양한 동네를 탐색해 온

결국 우리 가족이 고른 집은

회사와 멀고

학원은커녕

학교도 근처에 없을뿐더러

편의점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그렇지만 마음에 쏙 드는

눈에 콩깍지를 씌워놓은 그런 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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