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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Feb 06. 2022

졸업식과 시계

졸업식 시즌이 가까워졌다. 이미 졸업을 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졸업하면 외식이 떠오르는데 우리 집 또한 중국집에 가곤 한 기억이 있다.


나에게 있어 졸업식은 중국집보다는 시계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과 입학 즈음에 항상 시계를 사주셨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그날도 직접 나를 시골 시장에 있는 금은방에 데리고 가셨다. 그때 당시에 나는 시계판이 파란색이었던 시계를 고른 기억이 있다. 선물이기에 좋았던 기억은 있지만 항상 차고 다니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가족끼리 가져갈 유품들을 정리했다. 나는 할머니가 가지고 다니시던 가방, 우리 아빠가 선물해 줬다는 아껴 바르셨던 립스틱 그리고 시계를 우리 집에 가져왔다.


할머니는 증손자를 내내 기다리셨는데 나는 일한다 핑계로 할머니가 살아생전 증손자를 안겨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는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할머니가 좋아하셨을 증손자는 할머니와 같은 띠에 음력 부처님 오신 날에 태어나 우리 가족은 기쁘면서도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골에 내려가서 작은엄마와 아들을 데리고 시장 구경을 하는데 그때 그 금은방을 지나게 되었다. 할머니 기억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찾아본 시계 선물의 의미 ‘앞으로 좋은 시간만을 갖길 바란다’ 고. 철없는 손녀딸은 이제야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된다. 비록 할머니가 남기신 시계는 멈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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