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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by 책빛나

"뭐 좀 새로운 거 없나?"


요즘은 드라마도, 영화도 다 뻔하게 느껴져서 쉽게 재미를 못찾고 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것이다. 이 말은 경쟁사회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는 기업들이 주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직원들이 힘겹게 써온 기획안을 보고 부장님이 주로 내뱉는 뻔한 말. 우리 모두는 새로움을 추구한다. 그런데 완전히 새로운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매년 새해가 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지만, 계절적인 변화는 반복되며 순환하며 조금씩 새로워지는 것이다.


'새로움'이라는 낱말 속에는 '어린이'가 보이고 '희망'이 들어있다. 부모 세대와 비슷하지만 다른 세상을 열어갈 새로운 존재. 기성 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문화와 소통방식을 만들어갈 어린이라는 존재. 그래서 세대 차이는 갈등도 불러일으키지만 안주와 변화 사이에서 어떤 신선한 바람을 불어오게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주 공간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이 아니다. 그들은 부모에게서 나온 존재인 것이다. 전통과 관습, 문화와 예절을 배우며 아이들은 성장하고 조금씩 자기들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역사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부모와 어른들은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세상은 하루하루 급변하고 있는데 가장 변하지 않는 곳이 학교다, 교실이다 하며 낡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날선 비판을 하는 이들도 많다. 이제는 융합 교육이 대세이고, 창의성이 가장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늘 아래 새로움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창의성의 영역인 창작물이나 과학적 발견 등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란 없으며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레퍼런스가 되어준다. '새로움'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새로움'을 창조하는 이들은 오히려 옛것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법고창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새로운 것, 신박한 것에 목말라하는 이 시대에 다시 한번 새겨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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