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이들 대할 때 쓸 수 있는 꿀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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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브런치 유입경로를 보면 '베이비시터', '맘시터', '째깍악어' 등으로 유입되는 수가 매우 많다. 요즘 20대들이 하원도우미 혹은 베이비시터 일을 많이 한다는데, 그래서 관련 정보를 찾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https://news.imaeil.com/page/view/2021101508454885403
우리나라 베이비시터 시장엔 50~70대 여성분들이 많지만 서양 영화들을 보면 아기 봐주는 사람이 젊은 여자인 경우가 많다. '오페어'라고 해서 홈스테이를 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아이를 봐주며 용돈 (급여라고 하기엔 조금 금액이 적긴 하다.)을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미국 같은 경우엔 나라에서 관리하는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 존재하고 유럽과 호주의 경우엔 문화로 남아 워킹홀리데이나 학생비자를 받은 사람들이 많이 한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현지의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한 번 찾아보시라. (단, 단점들도 많으니 그것들까지......)
저번엔 맘시터, 째깍 악어, 자란다 어플의 장단점과 부모님과 연락하는 방법, 방문할 때 주의할 사항에 대하여 적어보았는데 이번엔 아이들을 대할 때 알면 좋은 것들에 대해 적어보겠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유아교육과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관련 과목을 수강한 적도 없으며 미혼이다. 오로지 육아도우미로 일하면서 얻은 팁들이니 참고해 주시길.)
1. 친해지는 방법들
아이들과 친해지려면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말투와 시선만 맞추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면 땡!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에도 스킬이 필요하다. 아, 나는 여자아이들을 많이 만나서 여자아이들과의 에피소드가 훨씬 많다
1) 친구 이야기를 한다.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겐 '친구'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니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군지, 왜 가장 친한지, 사이가 안 좋은 친구가 있는지 등을 물어보면 말을 폭포처럼 쏟아낸다. 나는 이때 '고민상담'을 몇 번 시도해 봤다. 내 실제 고민은 아니지만 '선생님이 친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선생님한테 상처 주는 말을 할 때가 있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어떤 말 때문에 상처받았는지 알려주고 하지 마라고 말한다, 편지를 쓴다, 해결되지 않으면 선생님께 말해본다 등등 솔로몬이 된 것처럼 나름 진지하게 고민해서 대답해 준다. (요즘 이성친구가 있는 어린이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벌써 전 남자 친구가 있는 아이도 있었다ㅎㅎ)
2) 만나기 전에 좋아하는 캐릭터를 알아가는 것도 좋다.
그 캐릭터 나도 좋아한다며 폰 배경화면을 그 캐릭터로 바꾼 후 '짠~'하면서 보여주면 관심을 끌 수 있다. (다만, 하~나도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면 아이가 그거 알아요? 저거 알아요? 하며 대화를 시도해서 들통날 수 있으니 주의) 캐릭터 스티커를 가지고 있다면 베스트이다.
나는 산리오 캐릭터의 마이멜로디와 시나모롤을 좋아하는데 요즘 여자아이들도 대부분 좋아한다.
첫번째 사진은 마이멜로디를 그린 후 그림부분은 남겨두고 바탕 부분을 연필로 검게 칠했다. 그런다음 사진 찍어서 라벨프린터로 전송해 출력했다.
두번째 사진은 시나모롤을 그린 것인데 그림에 재주가 없던 내가 뜬금없이 잘 그려서 사진으로 남겨봤다. 100점이 아니라 96점이라 못내 서운하다ㅠㅠ
3) 대부분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관심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자면 딴청 피우느라 밥을 너무 오래 먹어서 방문을 했을 때도 여전히 밥을 먹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당황한 척을 해주면 된다. '어쩌나, 선생님이 집을 잘못 찾아왔나 보다. 내가 찾는 00 이는 엄마아빠 말 잘 듣고 착하고 밥도 잘 먹는다던데......' 이런 멘트를 날려주면 거의 대부분의 어머니 아버지들은 맞장구 쳐주신다ㅎㅎ 그 뒤에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하면 '역시! 선생님이 잘못 찾아온 게 아니었어~' 하면 된다.
2. 상상력을 끌어올리자.
앞서 말했듯이, 본인 어린이시절 생각들이 자세히 기억난다던가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보지 않으면 감을 잡기가 어렵다. 아이들과 무슨 상상을 어떤 식으로 하면되는지 예시를 적어보겠다.
1) 아이들의 나이와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아이들은 (출생순서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 같다. 첫째들은 확실히 조숙한 면이 있다.) 본인들이 잠잘 때나 자리를 비웠을 때 인형과 장난감들이 말을 하고 움직일 거라고 믿는다. 자기 전에 '인형들아, 나 이제 잘 테니까 이제 움직여도 돼!' 하고 말하고 잔다고 한다. (귀여워ㅎㅎ)
2) 상상놀이를 할 때 상상의 대상과 현실의 물건이 똑같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축구공만 한 공에다가 아기 애착이불을 뒤집어 씌워놓고 이걸 꽃이라고 하자! 해도 아이들은 '그래요!' 할 수 있다는 말이다.
3) 남자아이들은 영웅 놀이를 좋아한다. 이때 무찔러야 하는 악당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꾸며내야 한다. 이때 약간 교육적인 내용이면 아이도 좋아하고 부모님들도 흐뭇해하실 수 있다.'바깥에 나갔다 들어와서 손을 안 씻어서 친구들에게 병균을 옮기는 악당.' '거짓말을 잘하는 악당.' '친구들에게 못된 말을 하는 악당.' 이런 식으로 꾸며내면 놀이지만 극대노(?)하며 푹 빠지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자기도 치카치카하기 싫어하면서ㅎㅎ)
4) 키즈카페에서 일할 땐 트램펄린 아래에 상어가 산다고 하거나 짚라인 타고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자고 하면 좋아했다ㅎㅎ
3. 칭찬은 길~게 과장해서.
우와~ 나 대단하다! 만으론 아쉽고 단조롭다. 예를 들어, 어머님이 준비해 주신 간식을 아이가 잘 먹는 상황이라면 우와~00이 몸무게 엄청 많이 느는 것 아니야? (아이들은 몸무게가 느는 것을 기뻐한다ㅋㅋ) 아빠보다 키 더 커지는 것 아니야? 같이 길~게 구체적으로, 다소 과장해서 칭찬해 주면 좋다
또 본인이 좋아하는 간식을 나에게 나눠주는 상황에서는 '00이 양보도 잘해서 친구가 곧 100명 (아이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숫자가 백이나 천인 경우가 많으므로) 되겠다~' 해주면 좋다.
4. 동영상 찍으며 유튜버 놀이하기.
요즘 아이들은 장래희망이 유튜버인 경우가 무지 많다. 놀이를 할 때 유튜버처럼 동영상을 찍자고 하면 좋아한다. 그냥 단조롭게 찍기보단 카메라 앱의 여러 기능을 활용하면 더 좋아한다. (타임랩스 같은 것들) 나중에 부모님께 전송해서 유튜버 놀이 했다고 알려드리면 굳.
5. 틈새 학습을 유도해 보자.
지금 케어하고 있는 아이는 9살이라 꽤 어려운 이야기도 할 수 있는데, 한 번은 내가 지구만큼 좋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 틈새를 타서 인터넷에 '행성 크기 비교'를 검색한 다음
이런 이미지를 찾아냈다. 아이에게 '선생님이 지구만큼 좋으면 언니는 얼마만큼 좋아? 가장 친한 친구는 얼마만큼 좋아?' 하면서 자연스럽게 행성 간 크기차이를 알려주었다.
귀가 한 후 돌봄노트에 쓰거나 부모님께 메시지로'어머님~00이가 저는 지구만큼 좋고 아빠는 태양만큼,엄마는 우주만큼 좋다고 하네요~^^' 라고 하면 무지 좋아하실 것이다.
쓸 것들이 아직 많아서 다음 편으로 이어서 써보겠다. 당황스러웠던 썰, 느꼈던 소감 등을 쓰면 두 편 이상 더 쓰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