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가 지금의 '나'를 선택했을지 상상해 보며 장점 찾기
*평행우주론을 기반으로 한 글입니다. 아래는 AI 뤼튼이 써 준 평행우주론 설명입니다.
평행우주론은 다른 우주들이 우리 우주와 동시에 존재하는 가설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무한한 평행 우주들이 존재하며, 각각은 다른 선택과 사건들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설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주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과일가게에서 오렌지를 살까 사과를 살까 고민하다가 오렌지를 구매했을 때 내가 사는 세계에선 내가 오렌지를 샀지만 사과를 산 '나'가 존재하는 평행우주가 존재할거라는 가설. (이렇게 이해한거 맞겠죠? 문과라서......)
지금부터 쓸 글은 MBTI S인 사람들이 읽으면 지나치게 엉뚱하고 웃기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다, S인 사람도 상상을 하긴 하는데 현실적인 상상을 한다고 하니 별로 어색하지 않을 수도. 신선함으로 느껴지길 바라며 글을 써 본다.
출처:https://youtu.be/TB1MV0JWLo8?si=Nn35Xr9cFhL88VjH
몇 개월 전 유튜브 티키틱 채널의 ‘이수현이 가수가 아닌 평행우주’ 영상을 보았다. 리드미컬한 음악에 청량한 이수현 목소리에 톡톡튀는 가사까지 재미있는 영상인 것 같다. 너무나 유명해서 맛집 한가운데에서 마음편히 식사를 할 수 없는 이수현이 (그러니까 지금의 자신의 상황에 불만족하고 있는 이수현이) 자신을 다른 평행우주 속에 존재하는 이수현으로 바꿀 기회를 얻었다는 내용이다. 영상엔 박사학위가 여러 개인 이수현도 있고, 대기업 사원인, 맛집사장인 이수현도 있지만 다들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결국엔 지금의 자신을 선택한다는 다소 진부한 결론이지만 전체적으론 신선한 포인트가 많은 그런 영상이다.
이걸 보고 재밌는 상상을 해보았다. 만약, 지금의 내가 또 다른 평행우주의 ‘나.’가 선택한 사람이라면……도대체 어떤 ‘나’가 지금의 ‘나’를 선택한 것일까? 아마 비슷한 사람이기보다는 정반대의 사람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나의 단점들이 어떻게 보여서 나를 선택했을까? 그 사람을 내 이름이 될 뻔 했던 '아름'이라고 부르며 어떤 사람일지 추측해 보자.
바로 떠오르는 키워드는 ‘외모관리’이다. 우리 한국사회에서 외모도 경쟁력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긍정적으로 말해보자면 온몸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솔직히 너무 예쁘게 꾸미기를 잘하는 또래친구들 사이에선 기가 죽을 때가 많고 여럿이서 모였을 때 나만 후줄근한 차림이면 부끄럽고 민망할 때가 종종 있긴 하다. 그리고 다소 예의가 없다는 느낌을 줄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몸이 자유롭고 편안한 것이 좋아서 옷도 주로 헐렁헐렁하게 입는 편이고 화장도 하는 날이 1년 중 10일 내외인 것 같다. 토실한 편인데도 다이어트에 큰 관심이 없다. (최근엔 식욕이 너무 올라서 삭센다를 맞고 있긴 하지만 다이어트식단을 하진 않는다.) 정말 솔직히……위생관리도 그다지 철저하진 못하다. 사람의 청결함은 손톱과 신발에서 티가 난다던데 사실 나는 둘 다 더러울 때가 있다. 이런 걸 보면 아름씨는 아마 외모강박이 심한 사람일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중계에 올라 몸무게를 재고 조금이라도 찌면 바로 엄격한 다이어트 식단에 돌입할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여도 이 메뉴도 저 메뉴도 살이 쪄서 싫다고 해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화장을 하지 않고선 집 앞 편의점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학교나 회사에도 맨얼굴로는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해 늘 피곤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날 친구들을 만날 땐 친구들 앞에서 창피함을 느끼기 싫다는 생각에 친구에게 무슨 옷을 입고 올 거냐 얼마나 예쁘게 하고 올 거냐고 캐묻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에너지 쏟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 생각해 보니 굉장히 피곤하다. 지금의 내가 낫다.
두 번째로는 나의 콤플렉스가 떠올랐다. 바로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다. 나는 이것저것 기능적인 문제들이 있어 사회성이 좋지 못하다. 물론 ‘나 사회성 좋아~’라고 자신감 뿜어내며 다니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나는 유독 부족하여 소외된 적이 많은 편이다. 나에게 벌어지는 사회적 상황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 사회생활을 할 땐 예민해지고 불안감도 자주 느낀다. 이런 걸 보면 아름씨는 엄청난 ‘인싸’ 인듯하다. 학교를 마치면 거의 매일 술자리가 있을 것이다. 갑자기 키우던 강아지가 아플 수도, 과제를 마감해야 할 수도 있는데 아름 씨가 빠지면 의미 없다며 은근슬쩍 참석을 강요당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음하는 횟수가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조금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입고 온 옷이나 화장에 문제가 있거나 안 좋은 일 때문에 우울해서 눈에 띄고 싶지 않은데 오만 사람들이 와서 지적과 걱정을 해주고 짓궂은 친구들은 놀리는 바람에 창피함과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후배들이 와서 밥을 사달라고 애교 부리는 바람에 지출이 엄청나게 커질 수도 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당연할 것 같다. 아, 생각해 보니 굉장히 피곤하다. 지금의 내가 낫다.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것은 ‘직설적인 대화방식’이다. 다른 말도 치환하자면 ‘필터 없음.’ 이거 때문에 곤란해지고 갈등을 일으킨 적이 많다. 공격적이고 대화하기 까다롭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누가 그런말을 했었지? 생각해보면 대화방식을 바꾼다고 말이 잘 통할 상대들은 아닌거같지만.) MBTI TTTT 같은 사람이랄까. 요즘 T가 사회적 약자라고 한 유튜버도 있던데……. 그래도 나는 F들과 결이 달라서 그렇지 공감능력이 좋다는 말은 꽤 많이 듣는 편이긴 하다. 이런 걸 보면 아름씨는 아마 평생 할 말 못 하고 사는 ‘소심인’인 것 같다. 기분 나빠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늘 괜찮아, 괜찮아만 반복하는. 나처럼 돌려 말하기 화법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말싸움과 기싸움에서 지고 지적당하는 것은 아름 씨일 것이다. 마음이 움츠러들게 되고 꼭 필요한 순간에도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여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해 피해의식이 심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 지금의 내가 낫다.
조금 쑥스럽고 웃기지만 장점 중에선 연애와 데이트를 자유롭게 해본 것을 부러워하여 나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연애가 자유롭지 않은 무슬림 여성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소 엉뚱한 상상이지만 자존감 키우기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상상인 것 같다. ‘나’라는 존재가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조건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러한 형질들을 ‘나’가 직접 선택하는 상황. 누군가는 나의 단점이 장점으로 여겼을 거라는 생각. 내 자신이 단점 덩어리처럼 느껴질 때마다 해볼 만한 상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