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에겐 너무 무심해.

by 읽고쓰는편

누군가에게 외면당했다는 느낌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대놓고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아도 눈을 피하거나 대답을 흐리는 작은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어떤 외면은 말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긴다.

나를 무시한 건 아닐까, 버려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오래도록 그 장면이 머릿속을 맴돌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타인의 외면보다 더 자주, 더 무심하게 스스로를 외면하며 살아간다.
특히 타인에게 늘 친절하고 배려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렇다.

‘이쯤이면 괜찮아’ ‘나는 이 정도쯤이야’ 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진심을 애써 무시한다.
진짜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 정작 쉬고 싶다는 마음까지도
애초에 그런 걸 할 수 없는 사람인 듯 스스로를 외면한다.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느 정도의 감정 조절과 절제가 필요한 일이다.
모든 욕구를 다 표현하며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너무 사소한 감정들까지 외면해버린다.
나를 지켜야 할 순간에도, 한 번쯤은 내 마음을 먼저 들어줘야 할 순간에도
나는 또다시 나를 뒷순위로 밀어둔다.


하지만 그 외면이 자주 반복되면 결국 나는 나에게서 멀어지고 만다.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계속 신호를 보내는데
그걸 자꾸만 묻고 덮는 것이니까.
그리고 어느 순간 감정이 곪아 있음을 알게 된다.
그때는 이미 마음이 많이 다쳐버린 뒤일지도 모른다.


다른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잘 돌봐야 한다.
남이 나를 외면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내가 나를 외면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건 온전히 내 몫이니까.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