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가끔은 벅찰 정도로, 누군가를 도왔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나를 좋은 사람이라 불렀고
나는 그 말을 듣는 게 좋았다.
그런데 막상 내가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는
도움을 받을 줄을 몰랐다.
도움을 요청하는 건
나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싫었고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혼자서 모든 일을 맡아하는 날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이 힘들다고 하면
내 일하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도왔고,
내가 써야 할 시나리오가 막막해도
리뷰를 부탁받으면 잠을 줄여서라도 정성껏 해줬다.
그렇게 꾸역꾸역 해냈지만
막상 내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일을 하는 내내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러다 우연히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도움을 받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내가 도움을 주며 기쁨을 느끼듯
다른 사람도 나를 도우며 기쁨을 느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엔 어색했다.
무언가를 부탁하고 내 약함을 보이는 일이
괜히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도움을 받아보니
그건 약함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이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보살피는 일이었다.
물론 아직도
받는 것보단 주는 게 더 편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받는 것도, 관계의 일부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조금은 서툴게
받는 연습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