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여름휴가는 언제 가세요?"
오늘 아침에 손님 한 분이 나에게 여쭤봤다.
손님께 웃으면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고민 중이에요. 10월에 연휴가 길게 있어서 차라리 그때 쉬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해서요. 근데 왜요?"라고 여쭤보니
손님 왈 "사장님 휴가가시면, 여기 밀크티 못 마시잖아요"라고 답하셨다.
그 말씀에 감사했고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정말, 휴가는 어떡하지?
자영업자 5년 차. 휴가 날짜 정하기가 참 애매하다.
휴가만 생각하면, 월급쟁이였던 시절이 좋았다. 필요한 날짜에 쓰겠다고 하고 홀연히 사라지면 되었으니 마음은 편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라면, 그것도 1인 사업자라면 더더욱 이해할 것이다. 내가 가는 순간, 며칠 정도의 매출 공백이 생기고, 그게 조금 부담이 될 때가 있다. 게다가 요새 매출이 소폭 상승했다. 일시적인 순간일 수도 있는데 이걸 지금 잡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다.
오늘은 옆에 가게 사장님이 음료를 사러 오셨다.
사장님께 언제 휴가가 시냐고 여쭤보니, 웃으시면서 "저희는 그런 거 없어요."라고 하셨다.
사장님의 표정은 마치 휴가를 물어본 사람은 내가 처음인 듯이 보였다.
며칠 전에도 아내가 먼저 휴가를 물었다.
"오빠, 올해는 언제 쉴 거야?"라고.
그래서 솔직히 말했다. "아직 고민 중이야"라고.
일하다 쉬는 중간중간에 계속 생각해 본다. 언제 쉬는 게 좋을까? 차라리 금요일, 월요일 붙여서 쉬고 어디라도 다녀올까? 멀리는 아니라도 서울 어디라도 잠시 다녀오면서 쉬어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다. 이런 고민이 다가올 때면, 월급쟁이 시절이 그립다.
이제 곧 8월이다. 이렇게 하다 정말 어영부영 지나가서 휴가 날짜도 정하지 못할 거 같다. 이러다 10월 연휴에 잠시 쉬는 시간을 보낼 거 같다. 근데 그때가 되면 또 뭐 하지? 그때 되면 마음 편하게 쉴 수는 있을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자영업자가 계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