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미신을 따르게 된 자영업자의 마음
나이를 먹을수록, 자영업자로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나만 그런 건가? 회사를 다닐 때는 이렇게까지 불안하지 않았던 것 같다.
책에서는 인간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상하며 사는 존재라고는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내게 '미래'란 예상치 못한 순간들로 가득한 하루의 반복이다. 어느 날은 손님이 많아 정신없이 바쁘고, 또 어떤 날은 지나치게 한가해 어제의 분주함이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5년 차 자영업자라면 이제는 멘탈이 단단해질 법도 한데, 나는 아직도 흔들린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여러 미신을 듣고, 어느새 따라 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불안을 다스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가장 먼저 시작한 미신은 '카페 문에 보이지 않게 오백 원 붙이기'였다.
보이지 않게 오백 원 동전을 문에 붙여두면 손님이 많이 들어온다는 말을 지인에게 들었다.
반신반의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카페 문에 동전을 붙였다.
그 뒤로는 점점 더 다양한 미신을 듣고 따르게 되었다.
죽은 식물은 집에 두지 않으면 좋다는 말을 듣고는 아예 식물을 집에 놓지 않게 되었고,
종종 카페에 꽃을 사다놔도, 어느 정도 시들고 나면 바로 치운다.
신발도 가지런히 문쪽으로 향하게 두고, 화장실 변기 뚜껑은 닫아둔다.
재물이 샌다고 하니 그냥 그렇게 하게 되었다.
이쯤 되면 '내가 너무 미신에 기대는 건 아닐까' 싶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이게 나름의 루틴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왜 이렇게 미신을 따르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아마 첫 번째 이유는 '통제감'을 찾기 위해서인 것 같다.
카페를 하다 보면 변수투성이의 하루를 살아간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늘 생기고, 오늘과 내일이 너무 다르다. 그 속에서 내가 손댈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니 그것이 신발 정리나 변기 뚜껑 닫기 같은 사소한 행동으로 나타나는 거 같다.
두 번째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잘 되고 싶어서다. 카페가 조금이라도 더 잘 되길. 우리 부부에게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레 그런 미신을 따르게 만드는 거 같다.
돌이켜보면, 이런 행동들이 전혀 쓸모없는 건 아니다.
신발을 매일 정리하다 보니 현관이 깔끔해졌고, 그걸 볼 때마다 마음이 조금은 정돈된 기분이다.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 따르기 시작한 미신이 어느새 하루의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미신에 너무 의지하지 않으려 한다.
거기에 지나치게 기대면, 내 삶의 중심을 잃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저 주변을 깨끗이 하고, 손님에게 친절하고, 아내에게는 좋은 남편이 되려 노력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아마 불안이 잦아들면, 이런 미신들도 자연스레 하나, 둘 내 곁을 떠나지 않을까?
아니면, 이 모든 미신들이 결국 내 일상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