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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케혀 Jun 02. 2021

돈 모으는 법

(feat. 미키김)

퇴사를 했다. 이직 전 간절히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였는데 이직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도망가고 싶은 회사로 전락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구라는 별에 노동자가 되기 위해 온 것은 아닐 텐데 노동자 신분을 벗어던지고 나니 후련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과 신발 밑창에 붙은 껌처럼 함께했던 노동자(노예) 근성이 나 자신을 옥죈다. 무엇보다도 주변의 '너 어쩌려고 그래?' 하는 걱정과 시선이 부담스럽다.  퇴사를 알렸을 때 함께 일했던 동료 한 명이 "당신이 승리자"라고 말했지만 진심인지 아닌지 나조차도 헷갈린다.


사실 10년 가까이 일을 해왔고 당장 일을 안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월급이 더 이상 통장에 꼽히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욕심은 끝이 없고 뒤쳐질까 겁난다. 당장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나의 소득과 소비를 파악하여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이번 기회에 현 재정상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글을 쓴다. 


아래 글은 구글에서 일하는 미키김(mickey.kim)님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된 '돈 모으는 법'에 대한 내용이다. 



- 소득과 소비의 종류 파악: 우선 내 소득과 소비를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인데 소득과 소비 모두 다음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 매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종류: 월급, 식비, 관리비 등. 주기적인 소비를 알기 위해서 가계부 관리는 필수임 

2) 매년 한두 번 발생하는 종류: 보너스, 각종 세금, 휴가비, 학비 등

3) 원타임으로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종류: 투자 수익, 강연료 같은 부수익, 병원비, 차나 집 구매 등


- 저축과 투자 자산 구분: 저축과 투자를 위한 주머니를 나누는 것이 그다음인데 다음 3가지로 나누면 좋다. 


1) 주기적인 소득과 소비가 발생하는 통장: 즉 월급 통장이자 카드값 빠지는 통장. 여긴 돈이 있으면 다 쓴다고 생각하고 돈을 최소한으로 넣어둠.

2) 당장 필요 없는 현금을 넣어두는 통장: 1번 통장에 돈이 있으면 써버리기 쉬우니 다른 주머니를 만들어 현금을 분리해두는 것이 2번 통장의 목적 자유저축보다 이자는 높지만 빼고 싶으면 뺄 수 있는 저축 상품이 좋다. 

3) 장기 투자 자산들: 주식, 채권, 인덱스펀드, 뮤추얼펀드, 엔젤 투자 등 종류는 다양하고 성향에 따라 몇 가지로 분사하면 좋다. 결국 돈을 모아야 하는 곳이 여기다. 잘 모르겠으면 인덱스펀드부터 시작하기를 추천함


- 위에 이야기한 내용이 정리가 되었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돈을 모으고 투자하는 원칙을 세우고 따라야 한다. 내가 따르는 원칙은 이렇다. 


1.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에서 꼭 필요한 금액을 제외하고 일정 금액은 바로 투자 계정으로 보낸다. 쓰고 남는 걸 모으면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고 믿기에 미리 보내야 한다. 

2. 매년 혹은 원타임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전체 금액을 투자 계정으로 보낸다. 훅 써버리지 좋은 소득이기에 이런 소득은 바로 투자를 해야 한다. 때로는 평소 가지고 싶었던 것을 하나 사고 나머지 금액을 투자하기도 한다. 


- 근데 위 2가지 원칙을 방해하는 것이 매년 한두 번 혹운 원타임으로 발생하는 소비이고 이런 소비는 예상하지 못했거나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들이 많다. 병원비, 휴가비용, 집 보수공사, 재산세나, 자동차세 같은 생각하지 않고 있던 세금 등이 그 예이다. 갑자기 목돈이 나가야 하니 투자 원칙이 흐트러지고, 때로는 펀드를 중간에 해지하는 열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위 2번 현금 통장에 이럴 때 필요한 금액을 예상해서 담아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다. 


- 위 2가지 원칙에 따라 투자를 계속하면서 목표는 1, 2번 통장들은 일정 금액을 유지하면서 3번 투자 자산들에 있는 돈을 계속 늘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투자 자산들을 쌓고 (또 불려서) 내 집 마련 같은 인생에 정말 중요한 원타임 소비에 필요한 돈을 모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다. 



본인의 경우는 우선 회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정기적인 수입원이 없다. 하지만 매월 관리비, 대출이자, 적금, 생활비에 카드값까지 나갈 돈은 줄지어 대기 중이다. 현재 내가 가진 수익원은 오직 투자 수익 즉 주식이 전부다. 하지만 잘못된 투자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고 시장에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많은 리스크가 잠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늘의 수익원이 내일은 나를 한강 다리로 보낼 수도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루빨리 다시 취직해서 월급을 사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이드잡이나 회사 밖에서 정기적인 수입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회사의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직접 일을 하지 않아도 또는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도 돈을 스스로 벌 수 있는 생산수단을 가지게 된다면 베스트 일 것이다.     


그리고 현재 기존 월급 통장과 투자계정(주식계좌)만 가지고 있고 일반 자유저축보다 이자가 높고 쉽게 인출해 쓸 수 있는 2nd 통장이 내게는 없다. 검색을 해보아도 1% 후반대 이자를 주는 저축은행 정기 예적금뿐이라서 급하게 돈을 찾아 써야 할 때 용이하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저축 금액도 제한적이라 1년 지난다 하여도 소액의 이자만 붙게 되고 주식에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인지라 (물론 돈을 까먹는 경우보다는 낫다) 새로운 저축 상품에 가입할 흥이 전혀 나지 않는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좋은 상품이 있으면 추천해주시길.


마지막으로 퇴사와 동시에 몰고 다니는 차에서 이상이 발견되었다. 안 좋은 일은 연달아서 온다고 하더니 저축을 더 해도 부족한데 지출이 늘게 생긴 것이다. 그간 관리를 소홀히 한 탓도 있지만 왜 지금이란 말인가. 자동차 수리비, 보험료, 병원비 등 예상 가능한 것부터 그렇지 못한 것을 위해서 위에서 미키김님이 언급했듯이 비상금 주머니에 항상 어느 정도의 금액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결국 요점은 최소한의 돈을 제외하고 돈이 놀지 못하게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투자계정으로 옮겨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바른 투자방법과 관련 공부는 필수 되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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