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하나의 긴 문장과 같다고들 한다. 우리는 그 문장의 끝에 찍힐 마침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간다. 나 역시 그랬다. 무조건 빨리, 남들보다 앞서서 성공이라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앞만 보고 달렸다.
숨 가쁘게 질주하던 내 삶이라는 문장 속에 예상치 못한 순간, 세 번의 굵직한 '쉼표'가 찍혔다. 바로 세 권의 공저를 집필했던 시간들이다.
그때 나는 멈추는 것을 두려워했다. 쉼표는 곧 실패이고, 뒤처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찾아온 이 쉼표들은 나에게 멈춤의 두려움과 마주하게 했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삶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무조건적인 성공을 향해 달리던 삶에 글쓰기를 통해 세 번의 쉼표를 찍으면서, 멈춤의 가치, 불완전함의 아름다움, 그리고 삶의 진짜 의미는 마침표가 아닌 과정 속 수많은 쉼표들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은 그 세 번의 쉼표가 어떻게 나를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불안과 초조함을 넘어 성장의 기회로 만들었던 나의 이야기에 대한 기록이다.
첫 번째 쉼표는 '선택'을 주제로 한 공저를 쓰면서 찾아왔다. 그때 나는 알코올 중독으로 방황했던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반성하며, 내 삶을 처음으로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택'이라는 주제는 나에게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았다. 술을 마시기로 선택했던 순간들, 방황의 길을 걷기로 선택했던 순간들...
그때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글을 쓰면서 그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나 스스로가 내렸던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고통스러운 과거와의 재회는 쓰라렸다. 알코올 중독과 방황했던 시간을 글로 쓰면서, 그때의 고통스러운 기억들, 후회되는 행동들, 상처 입었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와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고 글로 써내려가면서, 신기하게도 조금씩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감정적으로만 얽혀 있던 과거의 사건들이 글이라는 형태로 정리되면서, '아, 그때 내가 이런 상황이었구나',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좀 더 차분하게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전까지 나는 삶의 '결론', 즉 성공이나 목표 달성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거의 실패나 방황은 그저 부끄러운 '오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첫 번째 쉼표, 즉 이 책을 쓰면서 깨달았다. 삶은 마침표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마침표까지 가는 모든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내리는 수많은 '선택'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과거의 방황조차도 지금의 나를 만든 과정의 일부이며,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패나 후회도 삶이라는 문장을 채우는 중요한 단어들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과거의 나에게서 도망치는 대신, 그 경험을 발판 삼아 새로운 선택을 할 용기가 생겼다. 삶의 해답은 거창한 결론이 아니라, '지금부터 어떤 길을 걷겠다'는 현재의 다짐과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쉼표였다.
첫 번째 쉼표 이후에도 여전히 삶의 속도를 완전히 늦추지는 못했던 것 같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빨리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남아 있었다.
그러다 두 번째 쉼표, '평범한 날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글쓰기 비법'에 관한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했던 내 일상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글을 쓰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그 속에서도 소소한 기쁨과 감사할 일들을 발견했다.
사소하게 여겼던 순간들 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조각들을 발견했고,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평범하지만 강력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고, 작은 노력들이 모여 특별한 순간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중한 일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펜을 놓지 않고 이 순간들을 기록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쓰기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임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고, 이는 내 삶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두 번째 쉼표는 나에게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삶의 '과정'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세 번째 쉼표는 가장 깊고 힘든 시간이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겪은 상처와 회한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 즉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었다.
특히 가장 가까우면서도 상처를 쉽게 주고받았던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자기계발을 통해 변화된 가족 관계에 대해 쓰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유독 이 책을 쓰는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가족을 원망하며 지내왔는지, 내 안의 깊은 상처와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아픔을 다시 꺼내어 글로 쓰는 일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 쓰라렸다.
글을 쓰는 내내 눈물 흘리고 괴로워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글을 통해 그 상처의 근원을 이해하고, 원망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은 나에게 엄청난 용기를 요구했지만, 동시에 내 안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치유의 과정이기도 했다. 세 번째 쉼표는 나에게 '불완전함'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책을 쓴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공저의 경우 기한에 맞춰 원고를 제출해야 했기에, 밤잠을 포기해야 할 때도 많았고, 친구와의 약속을 미루거나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 힘든 시간 속에서 나는 분명 많은 것을 얻었다. 쉼표 속에서 느꼈던 불안과 초조함을 이겨내고, 글쓰기를 통해 나를 단단하게 만든 구체적인 방법이자, 동시에 나에게 큰 성장을 가져다준 세 가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을 얻었다. 글쓰기를 통해 내 안의 약점, 과거의 상처, 그리고 가족에 대한 깊은 원망까지... 외면하고 싶었던 내 모습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글로 풀어내면서, 비로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기 수용의 마음이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이는 어떤 비난이나 어려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이 되었다. 글쓰기는 나에게 가장 솔직한 친구이자 상담사가 되어주었다.
둘째, 과정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배웠다. 책이라는 결과물을 손에 쥐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그 책을 쓰기 위해 밤샘하고, 약속을 미루고, 고통 속에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쌓아 올렸던 모든 과정 속에서 나는 성장했다. 글쓰기 자체에서 오는 깊은 몰입과 깨달음, 그리고 마침내 한 편의 글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결과물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무조건 결과만을 좇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과정 속에서 배우고 느끼는 모든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는 삶의 작은 순간들까지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변화로 이어졌다.
셋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단단함을 얻었다. 특히 세 번째 책을 쓰며 내 안의 가장 깊은 상처와 마주하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경험은 나에게 엄청난 용기와 회복 탄력성을 길러주었다. 감정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글의 힘으로 일어섰을 때, 앞으로 어떤 불안이나 어려움이 찾아와도 나만의 방식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강력한 자신감이 생겼다. 글쓰기는 나에게 내면의 근육을 키워주는 훈련과 같았다. 쉼표는 나를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처음 쉼표를 찍었을 때 느꼈던 막연한 불안과 초조함은 글쓰기라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조금씩 해소되었다. 머릿속에서 엉켜 있던 생각과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면서, 불안의 실체가 무엇인지 명확히 볼 수 있었다. '나는 왜 이것 때문에 불안해하는가?', '무엇이 나를 이렇게 초조하게 만드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치유였다. 특히 세 번째 책을 쓰며 가족에 대한 깊은 원망과 마주했을 때, 그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글로 써내려가는 동안 응어리졌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는 경험을 했다. 글쓰기는 내 안의 어둠을 밖으로 끄집어내 햇볕을 쬐어주는 작업과 같았다.
새벽 운동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명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습관들도 불안감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나를 지탱해 주는 닻이 되어주었다. 쉼표는 나를 멈추게 한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를 돌보는 방법을 배우게 해준 성장의 발판이었다.
세 번의 쉼표로 이어진 오늘, 나는 여전히 삶이라는 문장을 써내려가고 있다. 때로는 기쁨의 느낌표가 찍히고, 때로는 슬픔의 물음표가 따라붙을 것이다. 갈등과 화해, 두려움과 후회 같은 수많은 단어들이 문장을 채워나가겠지.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찍게 될 수많은 쉼표들이야말로 내 삶의 문장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것을.
불안해하지 않고, 때로는 멈춰 서서 숨을 고르며, 나만의 속도로 이 문장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
무조건적인 성공을 향해 달리던 삶에 글쓰기를 통해 세 번의 쉼표를 찍으면서, 멈춤의 가치, 불완전함의 아름다움, 그리고 삶의 진짜 의미는 마침표가 아닌 과정 속 수많은 쉼표들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깨달음은 나에게 새로운 삶을 살 용기를 주었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단단함을 선물했다.
나의 이 이야기가, 지금 어딘가에서 불안함 속에 쉼표를 찍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삶은 결론이 아닌 과정이며, 그 과정 속 쉼표들이 우리를 더 나은 마침표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의 삶이라는 문장 속에 기꺼이 쉼표를 찍어라. 그 쉼표가 당신을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 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