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옆구리

by 회색달

삶의 옆구리 오늘에

조용히 몸을 뉘인다.

하루의 끝자락,

해질녘 강가에 앉아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본다.


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강물만이 묵묵히

제 길을 따라 흐른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저 제 속도로.


지는 해를 고스란히 품은 물결은

반짝이며 지나간 시간들을

말없이 흘려보낸다.

붙잡으려 애쓰지 않는

자연의 담담함 앞에서

내 안의 조급함도 조금씩 잦아든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해도

강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그 묵묵한 존재감 속에서

나는 오늘을 마무리한다.


삶의 옆구리에 기대어

강물 소리를 들으며

내일의 물결을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이 고요함이 주는 작은 위로와 함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