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계절의 이름, 지금

by 회색달

강변 벤치.

엉덩이로 차가운 기운이 스며든다.

해는 지는 중.


하늘 색깔이 매분 달라진다.

귤색이었다가, 금세 보라색.


옆에, 네가 앉아 있어.


발치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석양빛 받아 혼자 반짝인다.


‘예쁘네’ 하고 생각했어.

그런데,

네가 없었다면

이 꽃도 그냥 길가 풀때기였을 거야.


이 석양도 그냥 하루의 끝.

이 벤치도 그저 쉬어가는 나무 조각.


네가 없는 곳은,

아무리 예뻐도

그저 낯선 풍경일 뿐이야.

사람들이 물어.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해요?”

그럼 난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거야.

‘지금’이라고.


봄과 여름 사이,

어딘가 어중간한 이 시간도

네가 있으니까

가장 따뜻한 봄날 같고

가장 시원한 여름날 같아.


너와의 순간들,

너가 있었던 공간들.

거기가 나에게는 전부야.


내 세상의 모든 계절은

너로 인해 만들어져.

너라는 계절의 이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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