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

61

by 회색달


그림자 길어지는 시간

도시의 불빛 하나둘 켜지고

나는 혼자 서 있는 나무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외로운 가지를 닮았다.


종일 두드리던 자판 위

손끝에 남은 차가운 온기

그것만이 오늘 하루

내가 존재했다는 증거 같아


환한 낮의 분주함 뒤에 찾아온

먹먹한 내 마음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마다

무거운 침묵이 따라붙는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먹먹하게 저문다

내 안의 외로움은

또 한 뼘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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