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그 무게

by 회색달


회의실 공기,

눈치로도 알겠더라.

내가 말한 그 한마디가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중요한 일이었는데,

괜히 나 때문에

흐름이 틀어진 것 같아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따가운 말들이

정수리 위로 떨어질 땐

할 말이 있어도

그냥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엔

그냥, 시간이 멈췄으면 싶었다.


퇴근길,

어깨가 무거워서

가방 끈이 아니라

내 마음이 처지는 느낌이었다.


발걸음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이 따라붙고,

입술 사이로 새는 건

작은 말도 아닌,

긴 한숨뿐이었다.


밤이 늦어 집에 와

불도 안 켠 채

혼자 앉아 하루를 꺼내본다.


실수투성이,

부족해 보이는 나.


근데 말이야,

그 실수 하나가

나라는 사람을

다 설명하진 않잖아.


나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라는 걸

나, 알고 있잖아.


자책이 올라올 땐

잠깐 멈춰 서서

그냥 숨 크게 한 번 쉬자.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괜찮아지니까.


실패도 처음이 아니고,

그 속에서 나,

참 많이 배워왔잖아.


차가운 하루였지만

내 손에 남은 건

실수뿐만이 아니었을 거야.


버틴 시간,

애쓴 마음,

남들은 몰라도

나만은 아는 그 가치가

분명히 있었을 거야.


괜찮아.

정말 괜찮아.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을 거야.


오늘도

넘어졌지만,

결국 일어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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