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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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달

이곳 밤은 유난히 길다.

낯선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지만

퇴근길 나의 어깨는

하루의 무게와 고향 하늘 별 하나를 올려놓는다


혼자가 된 것 같은 이 밤

외로움이 자꾸 따라붙어

억지로 마음속 서랍을 열어본다

엄마의 따뜻한 밥상,

웃음소리 가득한 식탁,

그 시절의 기억들이 어둠 속 작은 별이 되어

잠시 내 길을 밝혀준다


하지만, 그 별빛만으로는 부족해

나는 기억 속을 더 깊이 들여다본다

서툴렀던 내 말,

상처가 되었던 순간들

가족과의 어긋남, 친구와의 오해

그 모든 불완전한 조각들을

이제는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려 한다


조심스럽게, 나는 내 안의 용기로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는다

흩어졌던 기억의 별들을 하나하나 엮어

멀리 있어도 여전히 이어져 있는 마음의 선 위를

나는 천천히, 조심스레 걸어간다


아, 그래

나는 혼자가 아니었구나


이 밤이 아무리 깊어도

내 안의 별들과

내가 놓은 그 다리가 있다면

나는 외로움의 강을 건너

다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거야


괜찮아,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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