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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바보같이 살았군요

반성하는 하루를 남겨 봅니다.

by 회색달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일상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뒤, 다시 읽었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피곤하고, 짜증 나고,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뿐이었음은 틀림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억지로 앉아 쓴 것 같은데, 결과로 나온 글이 딱 그 모양이네요.


어제, 오늘 하루 종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로 바빴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심도 들었습니다.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을까?, 책 한 페이지, 한 줄 조차도 읽지 못할 정도로?'

'일부러 그런 시간을 만들어 내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글은 써야 하는데, 정말 쓰기 싫고, 내가 왜 글 쓴다고 폼은 잡았는지 정말 쓰기는 가능한 것인지, 이런저런 생각이 오늘까지 꼬리를 물고 왔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다 보낼 무렵, 과장님으로로부터 "왜 요즘은 글을 쓰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내 메일이나 각종 계획 문서 작성을 할 때도 읽는 사람이 소중히 여길 문구 하나 정도 넣었는데, 그걸 두고 하신 말씀 같았습니다.


'나는 우울하다. 우울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래서 더 우울하다. '


마치 글쓰기라는 것을 배우기 전으로 되돌아 간 기분입니다. 그렇게 몇 년을 방황했는데, 지금까지 며칠을 밤새 가면서 초고 작성한 게 아까워서라도 다시 앉아야겠다는 생각이 지금 막 들었습니다.

바보 같고, 아무 쓸모없어 보이는 하루 일지라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하루 이기 때문에 값지다는 말을 내가 했는데, 왜 또 머리만 긁적이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다시 파이팅 하겠습니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하루 일지라도,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다고,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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