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칠 준비만

by 회색달

사람의 눈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독이 하나 있다.


사랑을 하면,

그 독에서 물이 넘치고

이별을 해도,

그 독에서 물이 넘친다.


그건

바닥을 알 수 없는 그곳에서 일어난다.


내 독은 더 이상

넘치지 않을 것만 같을 때에도

어느새 채워진 마음은

다시 넘칠 준비만 한다.


사랑하며 산다는 건,

당신과 나의 가슴속

아직 비워내지 못한 독 안에

서로의 온기를 더해 넣는 일.


조금씩, 천천히

넘치게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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