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휘어지는자리
계속해서
어디론가
나아가야만 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앞만 보고 걷다 보니
정작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어딘지도
모르게 되었다
숨 고를 틈 없이
달리기만 했던 날들
그러다
문득 멈춰 섰을 때야
비로소 들렸다
바닥에서 느껴지는 발끝의 감촉과
바람의 방향,
그리고
내 안에서 아주 조용히
흐르고 있던 마음의 소리가.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회색달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담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달빛입니다. 나는 이 빛을 따라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언젠가 더 선명한 빛으로 나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