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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by 회색달

오늘 감정은

이상하리라 만큼 조용했다.


커피를 마시다가 건너편 건물에 눈길이 갔다.

회색 빛 벽에 햇살이 닿아 있었다. 그게 다였다.


사무실 밖으로 나와 벽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따뜻하더라.

그 온기가 금방 사라지니까

조금은 아쉬웠다.


그 옆 작은 돌 하나를 주웠다

아직 따뜻하더라.

손에 쥐고 있다가,

그 온기가 사라지니

그것도 아쉬웠다.


잠깐동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오늘의 온기가 나에게 있어서

그게 좋았다.


마음을 돌본다는 건

잠시의 침묵이면 충분핬다.


그것마저 어렵다면

가을 햇볕에 데워진 돌 하나를

손에 쥐는 일쯤으로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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