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부딪히며 지나온 것들. 파도는 늘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보였다.
성의 없고, 마음 없고,
좀 차갑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평소에도 말수가 줄었고,
표정도 굳어 있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멀쩡한 척했다.
정작 힘든 건
안에서 조용히 지워지던 나였는데.
회색 벽에서
마지막 빛이 스르륵 사라지는 그런.
살다 보면
말이 입에 걸릴 때가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힘이 모자란 날이었다.
관계라는 게
보여준 만큼 오해를 만들고,
보이지 않은 만큼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나를 그런 사람으로 봤다 해도
억지로 바꾸느라
애쓰진 않기로 했다.
그때의 나는
딱 그만큼밖에 못 했다.
그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굳이 변명일 필요도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