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온몸을 불태우는 순간에도
미처 알지 못한 것이 있다
연탄은 타고난 뒤
흰 재만 남긴다는 것을
스스로는 알고 있었을까
온 마음 바쳐 사랑하던 순간에도
나는 알지 못했다
사랑의 끝에 다다른 내 모습이
이별 앞에서
아파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온 마음 다한 만큼
더 빠르게, 더 뜨겁게
불타는 너의 육신을 보며
어느새 너를 닮아
백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 생의 이 번이
마지막 사랑이리라
매번 의심 섞인 다짐을 하면서도
늘 또 다른 눈과
마음과
빛에 빼앗기며
반복되는 나의 생애
다가올 미래의
뒤엉킨 시간들 속에서
나에게 남겨진 것은
오로지
뜨겁게 타올랐던
그 순간을
기억하는 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