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의 세가지 조건을 읽고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꽃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꼽으라면 언제라고 답할까.
내가 사는 곳은 매년 봄이면 흐드러진 벚꽃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다. 강변 산책로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에 밀려 걷느라 머리 위 꽃잎을 만끽할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그런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바람은 가끔 몸을 털어 꽃잎 몇 장을 내 어깨 위에 선물로 내려놓는다.
바람에 실려 온 때이른 낙화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벚꽃은 바람에 기꺼이 몸을 맡긴다. 그것이 꽃이 마지막 순간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삶의 굴곡을 지켜본 작가는 이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책의 결론을 먼저 들여다보았다. '떨어질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못다 한 일이 있다는 것은...'. 이 문장들을 곱씹으며 독자로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나만의 화양연화를 만들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을 지탱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다시 1장부터 페이지를 넘겼다. 하버드 연구가 증명한 행복의 실천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관계의 질이 곧 삶의 질이다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결론은 결국 '행복은 관계'라는 점이다. 단순히 아는 사람이 많은 인맥의 화려함이 아니라, 내가 힘들 때 진심으로 기댈 수 있는 '따뜻한 관계'가 노년의 행복을 결정한다.
억지로 새로운 인연을 찾아 나서기보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 번 더 공감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에서부터 나의 화양연화는 시작된다.
2. '성숙한 방어기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생의 고통이나 고난이라는 바람은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시련을 대하는 태도다. 책은 이기주의나 불평 대신 이타주의, 유머, 그리고
'승화'와 같은 성숙한 방식으로 고통을 처리하라고 조언한다.
힘든 상황을 창작의 재료로 삼거나 타인을 돕는 활동으로 연결할 때, 고통은 허무한 낙화가 아니라 내일을 위한 '거름'이 된다.
3. 끊임없는 배움과 자기 돌봄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금연, 절주, 운동 같은 자기 관리와 더불어 평생 학습의 태도를 잃지 않았다. 벚꽃이 지고 난 뒤 나무가 묵묵히 내실을 다져 다음 봄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 건강을 유지하는 루틴을 만들고 독서나 취미를 통해 정신적 근력을 키우는 것, 그것이 삶을 긍정하게 하는 힘이다.
"못다 한 일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는 증거다." (141)
하버드 성인발달연구가 제시한 7가지 행복의 조건(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자세, 교육, 안정적인 결혼 생활, 금연, 적당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중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완벽한 준비란 없다. 그저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피어나는 저 꽃들처럼,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행복의 조각 하나를 찾아 오늘부터 묵묵히 채워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스스로 화양연화를 만들어가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