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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Mar 19. 2024

서울 사람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다.


https://brunch.co.kr/@readyback85/137

위의 글을 써놓고 오랫 동안 혼자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보통은 글을 쓰고 나서 한 참 후에 다시 읽어봅니다.

당시의 감정과 기분, 상황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한 글이 될까 봐, 괜한 투덜거림처럼 들릴까 봐.


오늘은 시간이 되어 서울에서 미루던 피부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목 주위에 좁쌀 크기의 무언가가 있어 치료했습니다. 물론 작은 돈은 아니었죠. 성형외과에서 받았거든요.  그것도 서울 한 복판 강남에서요.


진료를 받은 후에 병원문을 열고 나서는데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잠시 사람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서 스쳐가는 사람들을 하나 둘 살폈습니다. 평소 사람이 붐비는 곳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왠지 이 들처럼 나도 '서울사람'인 척해보고 싶었습니다.



카페에 앉아 창문 밖으로 시티뷰를 보며 커피도 마셔보고, 책을 꺼내어 조용히 읽기도 했습니다.

잠시 후 저녁에는 몇 년 동안 연락이 뜸했던 후배와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3월의 세 번째 주 화요일 제 일기입니다. 어떤가요?. 잘 썼다 못 썼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평범했던 회사원이 갑자기 글 쓰기를 시작 한 이후로 무조건 성공을 쫓아 달리는 것보다 여유를 갖는 방법을 깨달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어딜 가나 책을 끼고 다니며 시간이 허락하면 읽었습니다. 지금은 몇 년 동안 거절받았던 브런치 스토리에 당당히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있고요.



얼마 전 친한 선배 중 한 분께서 자신도 이곳에 도전했다가 거절받은 아픔에 다시는 글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선배에게 뭐라 드릴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훈수 두는 것처럼 들릴까 봐. 무엇보다 그분도 저에게 '방법'을 문의하지 않았기에.



분명한 건 글을 쓰는 나 자신이 중요하지, 이런 플랫폼에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겁니다.

노래도 하면 늡니다. 학창 시절 음치였던 제가 이제는 지역 노래자랑에 나갈 정도로 실력이 늘었습니다. (이건 나중에 써볼게요)

축구도 많이 달려야 체력이 늘어 공을 찰 수 있습니다. 더 멀리, 더 정확한 패스는 개인의 연습이 더 필요한 법. 선수는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 축구만 합니다.



그런데 선수도 아닌 사람이, 전문 작가도 아닌 사람이 글을 쓴다? 당연히 어렵죠. 그러니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때로는 고액을 투자해 수업에 참여해보기도 하고 또 공모전이나 신문사에 투고해보면서 자신의 실력도 가늠해봐야 합니다.

과정에서 수많은 거절은 겨우 골대밖으로 벗어난 축구공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강남 한 복판 '스타벅스'에 앉아 '서울사람'인 척하며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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