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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달리 Mar 22. 2024

두 번째 인생

2821번째 일기


매일 새로운 삶을 느끼려거든
매일 글을 쓰면 된다.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내가
계속해서 대화하며 긍정으로 성장함을
배우는 방법이 글 쓰기다.






16.7.1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을 남겼다. 당시에는 기타 sns플랫폼이 없던 시기. 그나마 일기 형식으로 자유롭게 기록을  남길 수 있던 곳이 블로그였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남겼다. 처음에는 울분과 분노뿐인 글이 전부였다. 며칠 후에 다시 보다가 전부 비공계로 전환한 날이 더 많았다.


한 참을 비공계로 썼다. 어떤 날에는 직장동료와 언성을 높이며 대립했던 기억을 남겼다. 표현 못할 육두문자가 잔뜩 쓰여있었다. 시간이 지나 그 내용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하나는 오죽했으면 남겼을까 했고, 다른 하나는 미래의 나 보라고 써놓은 거냐며 낯 부끄러운 글에 수치스러움까지 느꼈다.


새삼 느낀 건, 기록은 단순 한 기억의 한편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과거의 나로부터 현재의 나를 거쳐 내일의 나에게 무언가를 전할 수도 있는 선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쓰레기를 잔뜩 남겨 줄지, 아닐지는 순전히 본인의 몫.


올해 목표는 별 것 없다. 그저 노트북, 블로그, 스마트폰 속에 비공계로 남겨둔 과거의 기록을 모두 꺼내어 한 곳에 정리하는 일.  그걸 완성하는 것만으로도 24년 12월 31일의 나에게  최고의 선물을 남겨주는 기분.


노트북 저장된 파일 개수를 검색기로 확인해 보니 75013개다. 물론 그동안 이곳저곳 다니며 담아 온 사진도 일부 포함되어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은 메모장에 끄적여 저장해 놓은 글이다.


하나씩 열어볼 자신은 없다. 하지만 해야만 하는 걸 알고 있다. 그때의 내가 얼마나 힘든 시기를 거쳤는지,  그 경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일의 일기를 쓸 나에게 전달하는 것이 오늘의 내 역할이고.


요즘엔 고맙게도 욕만 잔뜩 써놓았던 글 덕분에 글 감이 넘쳐난다. 그때 남겨두지 않았다면 지금 쓰지 못했을 속 이야기. 그래. 고생 많았다.


이젠 내가 이어 쓰겠다. 다시는 넘어지지 않겠다고 또 다른 내일의 나에게 잘 전해주겠다고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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