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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Apr 08. 2024

성공하는 사람은 핑계대신 방법을 찾는다.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

 한참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인지 궁금해 찾아본 적 있다. 아니, 사실은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갖 책을 읽은 게 맞겠다. 그중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라는 책이 눈에 띄어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었다. 과연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그리고 성공이라는 건 무엇일까?. 이 두 가지 질문의 대답을 찾기 위해 읽은 책만 수십 권에 달했다. 그 결과 단 하나,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비법이 있었다.


 바로 핑계를 대지 않고 방법을 찾는 일종의 삶의 태도였다. 말은 쉽다. 만약 내가 어딜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 중 열에 절반은 이렇게 말할지도. ‘그걸 누가 몰라?’.

 맞다. 누구나 안다. 그러나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중요한 건 지금은 바뀐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 남자 동료 중에 A가 있었다. 처음에는 서로 서먹한 관계에서 인사만 건네는 사이였다. 그러다가 한 번은 EPL 리그 경기를 핸드폰으로 시청하고 있는 장면을 본 적 있다. 나 역시 손흥민 선수가 선발 출전하는 경기가 열리는 날이라면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관심이 갔다. ‘유럽 축구 선수 중 누굴 좋아한다.’ ‘이 선수는 발이 느린데 왜 미드필더 위치를 고수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 가까워졌다.


그 이후에 안 사실인데 그는 유럽의 오스트리아라는 국가에서 2부 리그 주전 선수를 한 경력이 있다고 했다.

 외국에 나가 축구 선수로 살아갈 정도로 실력이 좋았던 그가 꿈을 접고 다시 고국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점. 그리고 영어 회화의 부족. 사실 외국 축구 선수 중에서 아주 유명할 정도가 아니고서는 두 번째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말 그대로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적으니 ‘Two-job’을 뛴다는 말.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당 국가의 언어 구사는 필수였음에도 해결하지 못한 끝에,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직업으로 전향했다.


 20대 후반의 A. 학창 시절부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며 노력했었던 그였음에도 녹록지 않은 현실에 아주 힘들어했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운동 말고는 그가 한 게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문제는 또 있었다.


 귀국하면서부터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한동안 방황했었다는 말을 했다. 취업은 고사하고 아예 축구 선수로 일을 하다 보니 대학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됐다. 나도 그런 꿈을 키운 적이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그 끈을 늦게 놓은 덕분에 한동안 방황도 했었지 않은가. 기초 실력이 부족했었던 ‘고등학교 전교 꼴찌 기억’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부모님의 권유에 2년 전 직업학교에 입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지금의 직장에 입사하게 된 A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거다. 퇴근 후에는 과거의 선수 경험을 살려 동아리를 다른 사람들과 풋살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종종 아르바이트 겸, 방과 후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 을 한다고도 했다. 직장에서도 열심인 그가 축구 경기장을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가만 보면,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실천하는 이가 바로 앞에 있었다.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아예 포기하거나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삶의 태도. ‘나는 키가 작아서 못해’ ‘나는 영어가 부족해서 외국에서 뛸 수 없었어. 이제 축구화는 벗어버릴 거야’가 아니라 그가 그토록 좋아하고 아끼던 축구를 위해 모습만 바뀌었지 꿈은 계속 꾸고 있다는 점이다.


 A는 뒤늦게 자신의 재능이 예술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취미로 추상화를 그리면서 우연히 SNS에 올린 자신의 게시물을 어느 작가의 도움을 받아 지난겨울에는 그와 함께 공동 전시까지 열었다고 했다. 또 기타는 얼마나 잘 치던지. 외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외롭거나 힘들 때, 기타를 독학으로 연습했었는데 그 시간이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 말에 A는 축구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을 뿐이지 뭐든 다 잘하는 ‘만능엔터테이너’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많아서일까, 유독 A의 말에 공감됐다. 주말에는 풋살 경기에 간다는 말에 ‘나도’를 외치며 뒤따른 일도 있다.

태권도 선수를 꿈꾸다가, 영화 속 마라톤 주인공이 멋있어 보여 희망 직업란에 ‘운동선수’를 썼다가, 드라마 속 경찰 제복에 반해 ‘경찰’을 썼다가 계속 바뀐 내 꿈들.

지금 와 보니, 내가 작가가 되려고 했나 보다. 그 많은 직업을 하고 싶었고,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을 많이 해본 걸 보면.


 글 쓰는 일이 어디 유명한 작가만 하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이런 경험 한 두 개. 아니, 셀 수 없이 많다 보면 끝없는 ‘썰’을 풀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 그걸 손으로 옮겨 적으면 작가 일 테니까.

 

20대부터 여기저기에서 안 해본 운동 빼놓고 거의 다해봤다. ‘한 입’으로라도 운동 맛을 보면서 ‘나와 딱 맞는 운동’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보디빌딩’에 꽂혀서는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직장과 헬스장, 도서관을 주말 포함 거의 반년을 다녔다. 일반 직장인이 체육학과 학생이나 공부하는 자격을 취득하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즐거웠고 행복했다. 헬스라는 운동이 무식하게 무게만 들어 올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구상의 존재하는 모든 과학이 복합된 종목이다. 생리, 골격, 관절, 뼈, 영양 그 외에도 변하지 않는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한 정신관리까지. 만약 무게에 지게 되는 날에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힘이 없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라는 핑계가 아니라 손목, 무릎, 신발, 닭가슴살, 유튜브 영상으로 비결까지 찾아서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달려든다. 그게 내 삶의 태도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 ‘내가?’의 물음표를 길게 끌어내려 ‘내가!’로 바꾸는 태도.


 요즘엔 이렇게 나의 경험을 글감 삼아 저녁에는 운동하고 거실에 앉아 글로 남기며 내일의 나에게 ‘오늘 실패한 무게와 횟수’를 선물로 건네어 주고 있다.

 

내가 운동선수를 꿈꾸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느냐고 의아해한다. 나도 가끔은 다 집어던지고 아무 생각 없이 달리고, 헤엄치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모든 것들은 ‘수단’이다. 삶을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는 상관없지만, 모든 일 중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는 체력을 키우려면 필요한 것이 운동이라는 걸 요즘 새삼 깨닫는다.


 얼마 전 브런치 이야기에 속도에 관하여 글을 남긴 적 있다. 몇몇 작가분들께서 ‘좋아요’를 눌러 주셨는데 ‘삶의 속도’에 대한 감정을 처음 느꼈던 것이 2017년 11월 11일이었다. 일기장에 그날의 기록을 남겨둔 것 보면 꽤 심오한 생각이 들었던 날이었을 지도. 아무튼, 남들이 이루어 놓은 ‘성공’은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낯선 길 위에 참고할 만한 수준이지 무조건 내가 뒤따라 가야 하는 건 아니다.

 

 유명 축구 선수가 안 되었어도 자신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을 하며 비슷한 꿈을 키우는 과정이나,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 지금껏 십수 년을 직장에 머물며 하나둘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나 모두 자신만의 ‘성공’을 완성하고 있는 셈이니까.

성공하는 사람은 방법을 안다. 그러나 매번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은 이유가 있다. 핑계 때문이다. 환경 탓, 나이 탓, 건강 탓, 돈 탓, 가족 탓, 직장 탓…….;


 태권도 겨루기 시합에 나가면 가장 처음에 느끼는 감정이 ‘긴장’이다. 극한의 긴장 때문에 눈앞의 상대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가 상대의 돌려차기 한 방을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그때서부터는 ‘너 죽고 나 죽고’가 된다.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려고 방법을 찾는다. 스텝을 바꿔도 보고 기합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아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승리에 조금씩 다가서는 것이다. 아직도 핑계만 찾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그는 제대로 된 돌려차기를 맞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지난 일주일은 온라인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몸도 마음이 지쳐있었다. 그래도 놓치 않은건 책. 나를 이끌어준 이도, 내 말을 가만히 들어주고 있었던 이도 책 속의 저자였기때문에 이제는 그들이 세상밖에 내놓지 못한

아픔을 들어주고 위로를 건네기 위해 서평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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