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현기 Apr 28. 2024

100번째 수필 쓰기를 끝마쳤습니다




23.11.23일부터 무작정 시작한 글쓰기.  과거 남겨둔 습작과 현재 진행 중인 수필 쓰기를 한 곳에 모아 번호를 적어가며 목표로 한 백 편 쓰기가 오늘로써 끝났습니다. 최초 6월까지는 완료하겠다고 다짐하고 시작한 일인데 원래 목표보다 한 달이나 먼저 끝을 맺었습니다. 단 하루도 쉽게 보내지 않았습니다. 안되면 일기를 쓰고 그래도 안되면 한 줄이라도 남기며 하루를 끝마쳤습니다. 


백이라는 숫자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완벽하고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중 하나, 둘이 빠지 나면 98, 99 밖에 되질 않습니다. 물은 100도씨가 되어야 끓기 시작합니다. 그 이하의 온도에서는 그저 미지근한 수준입니다. 쓰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지금 팔팔 끓기 시작한 물에 빠진 사람이다. 그러니 이곳을 어떻게든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찬물에 빠져 있던 개구리가 천천히 끓기 시작한 물에 익사한 이야기. 다 알 겁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괜찮겠지' 하고 있다가 정신 차려 보면 어느새 내 몸은 더 이상 꺼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SNS에서 자주 등장하는 '도파민'이라는 용어가 이 증상을 설명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사람이 쉽게 도파민에 빠질 수 있는 상황, 얼마나 많을까요? 그중 대표적인 예가 음주. 술에 빠져서는 중독증세가 심해져 자신의 삶을 돌보지 못할 정도가 되어서야 꺠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차라리 깨닫기라도 한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엔....


시험 문제를 완벽하게 다 맞춘다면 100점 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삶은 시험이 아닙니다. 시험에서처럼 미리 정해진 길을 걸어가며 100점을 맞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 실수하고 넘어진 길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되돌아보며 다시 넘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돌보고 노력하는 일. 내 삶의 오답노트를 두껍게 만들어가는 시간입니다.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오답노트입니다. 한 장 두 장 채워지는 낱장의, 한 편의 기억에 담긴 기록이 늘어날수록 미래의 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글을 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