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달리 May 18. 2024

36.좋은 습관이 성장의 증거다.

지금껏 많은 도전을 했다. 자격증 공부도 해보고, 어학공부도 해봤다. 처음 목표를 정해 놓고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이면 도달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그게 끝이었다. 내 삶에 무엇이 득이 되는지 알지 못한 채, 남들이 하는 일이 좋아 보이면 따라 했다. 그러다 보니 성공하기 어려운 일은 쳐다도 안 봤다. 그게 글쓰기였다. 그다음이 책 쓰기이고.


그랬던 내가, 책 한 줄 안 읽던 내가, 이제는 폼 잡고 글을 쓴다. 매일 쓴다. 일하다가도 짬이 나면 스마트폰을 슬쩍 꺼내어 아침에 읽은 책의 구절을 인용해 몇 줄을 남긴다. 이제는 습관이 됐다. 매일, 매 순간 기록하는 습관.



오늘은 오정희 작가의 사인회를 다녀오는 길이다. [내 나이 60, 시 청춘이다.]의 저자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화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그녀. 예순 번째 여름을 기다리며 한 줄 한 줄 남긴 삶의 흔적에 가슴 시리기도 하고 어느 문장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격한 공감을 하기도 했다.


뒷 풀이로 진행된 소규모 쫑파티(?)에서는 작가님들께서 급 노래를 시키시는 바람에 소주병에 숟가락 한 개 꽂고 임재범의 비상을 불렀다.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 것.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잊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저번 달에 있었던 박정미 작가의 사인회에서 오늘의 주인공이신 작가님께서 오늘 꼭 참석해 달라고 하셨는데 그게 노래를 시키시려고 그랬나 보다.


처음엔 식당이고, 다른 손님들도 있으니 사양했지만 몇 번을 요청하셔서 어쩔 수 없이 소주병을 마이크 셈 치고 들었다.


떨리는 마음을 눌러가며 첫음절을 부르는데 거짓말처럼 식당이 조용해지면서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순간 속으로 '이거 실수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도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니 다음을 이어 부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을     

  보여줄 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 거야.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돼줄 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목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에라이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끝까지 이어 불렀다. 뒤늦게 창피함과 민망함이 물밀듯 밀려왔다. 사람들에게 들킬까 싶어 얼른 고개를 숙였다.


사실 비상이라는 곡은 이은대 스승님의 18번 곡이다. 나 역시 이 노래를 몇 번듣고 꾸준히 따라 부르며 연습했다. 아마도 그 연습은 오늘을 위한 준비는 아니었을까?.


사람의 성장은 반복에서 나온다. 달리다가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 달리면 그만이다. 아프다고, 창피하다고 계속 넘어진 상태로 있어봐야 아무 득 될 게 없다. 책 쓰기로 변하기 시작한 내 인생, 계속 성장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