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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by 회색달


대문 밖

낯선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궁이 뒤집던 손을 멈추지만,

대답 없는 목소리만 집 안을 맴돈다.


봄에 돌아오겠다던 약속은

몇 번의 계절이 바뀌어도

지켜질 줄 모른다.


애먼 부지깽이만 바쁘게 움직이는 데

아궁이 피는 연기를 핑계로

잠시 눈가의 세월을 채운다.


다음 봄 이면, 그때의 봄에는 올까.

봄에 오겠다는 약속만 기다리는 당신은

혼잣말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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