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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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달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겠다.

막연함의 그림자 속에 숨어

마치 나에게 딱 맞는 옷을 고른 것처럼

착각 속에 기뻐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는 동안에도

시간은 기다리는 법 없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애써 세운 계획은 실패와 가까워지고 있고

어제의 다짐은 계속해서 후회로 바뀌고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삶은 실패하거나 좌절에 가까워지고 있다.


내 삶의 모든 순간은

시곗바늘을 타고 멈추지 않으니


나의 그럴싸한 계획은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곗바늘을

억지로 멈추려는 억지스러운 행동 일뿐.


나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


부디 실수를 두려워 말고

실패로부터 도망치지 말자.


바람은 어디에서 어디로 불지

계획 없이도 제법 잘 날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