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아버지는
자신의 쓴 입안을 감추려
더 쓴 물을 삼켰을지도 모른다.
그 쓴 물 속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을지도.
어른이 된 나는
그때의 아버지를 닮아가고
그때의 아버지처럼
입 안 가득 쓴 맛을 삼킨다.
이상하다,
왜 내 안은 그럼에도
끝내 슬픔으로 젖어 있는 걸까.
말하지 못한 그 쓴 마음들이
내 안에서 자꾸만 울음을 터뜨린다.
아버지의 침묵이
내 가슴을 더 무겁게 누른다.
“회색달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담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달빛입니다. 나는 이 빛을 따라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언젠가 더 선명한 빛으로 나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