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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물

by 회색달


세상 모든 아버지는

자신의 쓴 입안을 감추려

더 쓴 물을 삼켰을지도 모른다.


그 쓴 물 속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을지도.


어른이 된 나는

그때의 아버지를 닮아가고

그때의 아버지처럼

입 안 가득 쓴 맛을 삼킨다.


이상하다,

왜 내 안은 그럼에도

끝내 슬픔으로 젖어 있는 걸까.


말하지 못한 그 쓴 마음들이

내 안에서 자꾸만 울음을 터뜨린다.


아버지의 침묵이

내 가슴을 더 무겁게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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