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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그리움 갈아입기]

by 회색달

만약 당신과 내가 함께한 기억을

종이에 담는다면 몇 장 짜리 책이 나올 수 있을까


표지는 너무 딱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온통 하늘색으로 칠했으면 해

언제나 어디서든 같은 곳에 있는 기분이 나도록


내용은 너무 꾸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일상이 전부인 건 싫어

당신과 나만의 특별한 기억만 떠올리고 싶거든


글 머리는 내가, 마지막은 당신이 했으면 좋겠다

오래도록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쓸 테니

당신은 그 자리에서 가만히 들어준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4.11.9. 가사없는 음악 리스트를 듣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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