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실 하나를 깨닫고 난 이후부터는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어렸을 땐 현관문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도 모든 세상이 최초의 경험이었다. 매 순간이 모험이었고 새로운 일을 겪으며 지루함을 몰랐다. 모두가 그랬을 터다. 어른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변했다. 매일 아침 일터로 가야 하는 의무감에 하루를 보냈다. 모험 대신 익숙함을 선택했고,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삶은 그대로였다. 내가 변한 것이다.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 새로움을 찾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새로운 눈을 갖는 연습하는 것이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에서는 ‘여행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Nowhere’와 ‘Now here’의 차이를 예로 든다. 직역하자면 각각 ‘어느 곳에서도’와 ‘지금, 여기’라는 의미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곳에서 여행하기를 꿈꾸지만 정작 평범하게 살아내는 하루에서는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서 찾을 수 없다면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매 순간을 어른의 눈이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여행자의 눈’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건 어떨까? 어렵겠지만 매일 하나씩 찾아내기만 하면 삶은 특별해질 것이고 길 위에서 방황하는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몇 줄에 그동안의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을 올려둘 수는 없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매일 ‘행복하다’라는 말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으리라 본다. 유독 행복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