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공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무산됐다.
다들 같은 마음은 아닐터다. 포기할까도 했지만 운 좋게 다른 작가들의 참가 제안을 다시 받아 계속 이어 썼다.
다섯 명의 작가가 모였다. 한 사람이 한 달의 기한을 가지고 최고를 완성하자고 했다.
늦은 밤 모니터 앞에 앉는 일은 늘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도 반복한다. 이미 시작한 일이므로 멈출 수는 없었다.
막상 초고를 마치자 사람들은 다음 과정에서 막혔다. 무엇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불안하다 말했다.
나 역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왕초보 시절 글의 마침표를 찍지 못해 힘들어하다 포기했던 순간이 생각났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출판사 문을 두들겼다.
운이 좋았다. 늘 안 되는 일 밖에 없다고 푸념만 하던 나였는데, 베스트셀러 작가와 연이 닿았다.
거침없는 피드백과 작가 다섯 명을 태운 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줬다.
그의 책 한 권을 구매했다. 이미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은 최별 작가의 세 번째 이야기였다.
작가의 메시지는 위로와 격려가 담겨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깨닫는 자는 스스로의 위로도 만들어 낼 수 있음이었다.
나를 사랑할 줄 안다면, 삶은 그만큼 나에게 보답을 준다는 믿음이 생겼다.
25년도의 겨울은 유독 예년보다 한파가 심하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잠시 흡연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온 동료들에게 담배 냄새보다 몰고 온 찬 기운이 더 잘 느껴졌다. 연신 '춥다' '추워'를 노래했다.
날이 춥고, 흐리다고 해서 내 마음까지 차가울 일 아니다. 계절과 날씨는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 살다 보면 괜히 날씨 탓 하며 감정을 끼워 맞추며 핑곗거리를 찾던 나였지만 최별 작가의 행복 메시지에 '날씨와 내 마음'을 비교할 줄 알게 됐다.
내 힘으로 흐린 날씨를 어찌할 수 없듯, 간혹 생기는 불만과 불안, 초조 역시 억지로 숨기려 하면 할수록 탈이 생기는 법이다.
이땐 시간이 지나 구름이 걷히고, 겨울이 지나 봄이 오듯, 내 감정과 기분 역시 내가 나의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고, 지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무작정 행복에 가까워 지기를 원하는 자, 모조건 불행으로부터 멀어지는 연습부터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