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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shorts/ppPzDfmvtN4?si=8UJb58YMRtjEXYnW
폐암. 4기 환자분의 인터뷰를 시청하며 처음 깜짝 놀란 가슴은 금방 가라앉았습니다.
이렇게도 굳건한 사람이 또 있을까 했습니다. 나도 이런 순간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텐데, 그때 나는 병이라는 장애물 앞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발생하기 전 저는 춘천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 시민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주관했었습니다.
어떠 날은 2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이는 바람에 덩달아 다른 손님도 저희 모임을 유심히 보시곤 간식을 챙겨주신 날도 있었습니다.
약 2년 동안 매주 토요일 진행한 독서모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눈물과 기쁨, 슬픔과 희열, 환희의 삶이 교차하는 모든 순간의 기록을 다들 무덤덤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며 저는 돌아와 혼자만의 일기를 새벽까지 썼습니다.
대부분 반성의 일기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이 내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계획하고, 도서를 선정하고 장소를 물색하며 진행하고 피드백을 만들며 숨 가쁘게 보낸 과정 속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어두운 면이 변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땐 식을 땀을 흘리던 내가 이젠 200,300명 앞에서도 마이크 잡고 내 이야기할 정도가 됐으니까요.
웨인 다이어의 인생의 태도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의 메시지는 긍정적이거나 열심히 살자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방법을 찾는, 삶의 방관자가 아니라 내 삶의 주인으로서의 마음을 가질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폐암 4기, 힘드실 겁니다. 감기에 걸려도 아프고 어지러운데 암이라면 오죽할까요.
늘 다짐했습니다.
마흔부터는 흔들리지 말자고.
어려움은 분명 있을 테지만, 그때마다 흔들리기보다 중심 잡는 연습을 해보자고. 그게 올 바른 삶의 태도일 테니.
오늘도 하나를 배웠습니다. 삶의 역경 앞에서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다짐을 조용히 묵상하며 하루의 불을 끕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