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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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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달


누구에게나 버티기 힘든 순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엎친데 덮친 격', '머피의 법칙', '불행은 홍수처럼 밀려온다'라는 말은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약속이라도 한 듯 찾아온다.


회사에서 몇 년씩이나 승진대상자 명단에서 누락됐을 때에도,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람과 이별을 선택했을 때도,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허욱적거리던 때도 모두 한꺼번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땐 마치 거대한 폭풍우가 밀려오는 바닷가에 혼자 서있는 기분이었다. 세차게 내리고 있는 빗 속에서 우산 없이 가만히 서 있는 그런.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시절에 세차게 내리던 비는 목마름을 해결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지하수가 됐다. 종종 지쳐있을 땐 이 물을 끌어다 사용할 줄도 알게 됐다. 그날에 적어둔 일기와 남겨둔 수많은 낙서가 오늘의 마중물이 되어 독자에게 글을 전하는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줬다.


언제 그칠지 모르는 비도, 바람도, 불행도, 시간이 지나면 지하수가 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늘은 맑게 개어 무지개 가 뜬다. 그러니 내가 바라는 것은 또다시 불행이 나에게만 일어난다고, 불평과 불만을 품을 필요 없다는 다짐을 세우는 일이다.


반대로 운이 좋아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다고 들떠 있지도 말자. 내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도 말자. 언젠간 일어날 일이었고, 조금 빨리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정도로만 여기자.


대신, 나는 감정에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꼭 기억하자.

굴곡진 길을 걸어가는 중 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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